[대구/경북]상인~범물 4차 순환로 “체증 해소냐 환경 보호냐”

  • 입력 2005년 5월 10일 21시 03분


대구시가 달서구 상인동∼수성구 범물동 간 4차 순환도로 건설을 추진하자 지역 환경단체 등이 생태계 훼손이 우려된다고 반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환경단체 등은 이 4차 순환도로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앞산에 터널을 뚫어야 하며 이 경우 생태계 파괴와 대기오염 등이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대구시는 도심의 만성적인 교통체증 완화 등을 위해 도로 건설이 불가피하며 생태계 훼손 등의 문제점은 설계에 반영해 최소화 할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상인∼범물 4차 순환도로=상인동 달비골에서 범물동 용지네거리를 잇는 길이 10.5km, 폭 35m의 왕복 8차로. 이 도로 건설을 위해 시비 944억 원과 민자 2354억 원 등 총 3298억 원이 투입될 예정.

시는 도로 완공 후 운영권을 민간 투자자에게 넘겨 26년 동안 통행료를 받도록 한다는 것.

또 도로 건설을 위해 총 연장 5.5km의 터널(2곳)을 뚫고 교량 3개를 건설할 계획. 시는 올 하반기까지 민간 사업자를 선정한 뒤 내년 중 사업에 착수, 2010년 완공할 예정이다.

▽환경단체 등의 주장=환경단체 등은 앞산에 긴 터널을 뚫을 경우 계곡물과 지하수의 흐름이 교란되고 도로부지 확보를 위한 벌목 등으로 생태계가 심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자연생태보존회 류승원(柳勝元) 회장은 “4차 순환도로가 건설되면 앞산 일대에 서식하는 동식물은 물론 주민들에게도 피해가 우려된다”며 “지형적으로 협곡을 이루고 있는 상인동 달비골의 경우 대기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차량 매연으로 인한 야간 대기오염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계명대 환경학부 김해동(金海東) 교수는 “달비골의 경우 달서구 대곡 월성지구의 대기정화 기능을 맡고 있는 ‘바람 길의 통로’”라며 “이곳에 대규모 도로가 건설되고 차량 통행이 빈번해지면 인접한 대곡지역 주거단지의 대기오염이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구시 입장=대구시는 차량 통행이 늘어 체증이 심한 앞산순환도로와 신천대로 등의 교통량을 분산하기 위해서는 이 구간 도로 개설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달성 2차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달성 테크노폴리스 건설로 차량 통행량이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교통수요에 대비해 이 도로 건설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것.

대구시 유한국(柳漢國) 교통국장은 “올 하반기 4차 순환도로 건설과 관련해 앞산 일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해 생태계 훼손 등의 문제점이 예상될 경우 실시설계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할 것”이라며 “첨단공법 등을 도입해 도로 건설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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