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간 ‘방과 후 공부방’을 꾸려가며 억대의 장학금까지 마련해 작은 시골학교 학생들의 꿈을 키워 준 선생님의 사연이 스승의 날을 앞두고 알려져 화제다.
전교생이 300여 명인 경기 포천시 이동면 이동초등학교 김정진(金鼎鎭·48) 교사는 1979년 교사의 길을 모교인 이동초교에서 시작한 뒤 1982년부터 방과 후 공부방을 운영했다.
그는 “가르치는 게 유일한 재주인데 아이들에게 더 많이 가르쳐주고 싶었을 뿐”이라며 “열악한 교육환경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고 말했다.
처음 시작한 공부방은 마을회관이었는데 초중학교 학생 20여 명이 모이다 보니 시끄럽기도 하고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것 같아 학교 옆에 있는 자신의 집 방 하나를 비워 공부방으로 사용했다.
그러다 1992년부터는 정부에서 연간 1400여만 원의 지원금을 보조해 주기 시작했는데 김 교사는 운영비를 제외하고 자신에게 지급되는 인건비 600만 원을 고스란히 모아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사용했다.
이를 교육대와 사범대 의대 법대에 진학한 우수학생들의 대학 장학금으로 사용했는데 지금까지 김 교사가 지원한 돈은 1억여 원으로 12명이 혜택을 봤다.
그중 5명은 김 교사의 뒤를 이어 교사가 되었고 지금은 이 ‘제자 선생님’들이 공부방에서 까마득한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다. 김 교사는 “어렵게 생활하던 제자들에게 더 잘해주지 못한 게 후회스럽다”며 “다 큰 제자들이 찾아와 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포천=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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