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에는 ‘석천 최용식(石泉 崔鎔湜) 장학금’이 있다. 28년 동안 기계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공대 학장을 역임한 고 최용식 교수가 1995년 정년퇴임을 하면서 5000만 원을 기탁해 만들었다.
1998년부터 해마다 수학 성적이 뛰어난 학생 1, 2명에게 500만 원씩 지급해 왔는데 현재 기금은 1억 원을 넘는다. 최 교수의 부인인 손영희(71) 여사가 남편을 대신해 제자들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 여사는 1997년 후두암으로 세상을 떠난 남편의 장례를 치르고 남은 돈 1000만 원을 장학금에 보탰다. 2002년에는 그동안 저축했던 3000만 원을 더 기증했다.
최 교수의 제자인 성균관대 석창성(石昌星·기계공학부) 교수는 “이자율이 자꾸 떨어지자 최근에도 사모님께서 장학금을 더 보태고 싶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이제는 제자들에게 맡겨달라고 간곡히 거절했다”고 말했다.
손 여사는 “나도 눈을 감을 때까지 남편이 제자를 위해 만들었던 장학금에 조금이라도 더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경희대 사학과 교수들도 봉급의 일부를 털고 동문의 도움을 받아 제자를 위한 장학금을 모으고 있다.
9명의 교수들은 자녀가 경희대에 입학했을 때 지원되는 교육비, 연구우수 교수에게 지급되는 상금을 모아 지난해 모두 3000여만 원을 만들었다.
교수들의 장학금 모금 소식을 들은 동문회가 3000만 원을 기부해 액수가 6000만 원 수준으로 늘었다. 교수들은 올해 1월부터 매달 10만 원을 월급에서 공제해 장학금을 늘리고 있다.
유원준(兪元濬) 교수는 “사회 전반적으로 인문학이 관심을 끌지 못하는데도 사학과를 선택해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고마우면서도 기특해 장학금을 만들었다”며 “6월 중 장학금 받을 학생을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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