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산책]안현정/남을 위해 베푸는 방학을

  • 입력 2005년 5월 16일 18시 10분


“이번 방학엔 뭐하지?”

“유럽 배낭여행을 가기로 했어.”

“난 뉴질랜드로 어학연수 갈 거야.”

취업에 부담이 적은 대학 1, 2학년 학생들은 요즘 방학 계획을 짜느라 잔뜩 들떠 있다. 견문 넓히기, 어학실력 향상, 추억 만들기 등 이유는 다양하지만 해외로 떠나는 결심의 이면에는 즐거움을 찾기 위해서나 개인 발전에 국한된 경우가 많다.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해 베푸는 값진 경험을 해보면 어떨까.

3년 전 여름방학 때의 일이다. 중국 쑤저우(蘇州)에 가서 한 달간 봉사활동을 했었다. 섭씨 40도를 웃도는 무더위는 현지 사람들도 지쳐 쓰러질 정도였다. 그곳 학생들에게 한국 문화를 보여주려고 사물놀이를 준비해 갔는데 처음에는 “시끄럽다”면서 주민들이 항의해 연습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주민들의 박수 속에서 펼쳐진 마지막 공연 날의 감동은 아직도 내 맘속에 남아있다.

해외 경험을 얻고 싶으나 비용이 만만치 않아 주저하는 학생들이 많다. 그러나 찾아보면 보다 적은 비용으로도 풍부한 경험을 얻을 수 있는 기회들은 있다. 각 대학과 종교단체의 봉사프로그램 외에도 유엔아동기금(UNICEF)이나 한국국제협력단(KOICA), 세계청년봉사단(KOPION) 등에서 활동비용을 일부 지원해 주기도 한다. 지원을 받는다 해도 적지 않은 비용을 스스로 부담해야 할 때도 있지만 젊은 날의 해외 봉사활동을 통해 얻는 가치와 경험을 생각하면 결코 아까운 투자는 아닐 것이다.

요즘 여러 해외봉사단체들이 뜻있는 젊은이들을 찾아 모집공고를 내고 있다. 선발이 끝나면 짧은 교육과정을 거쳐 6월이나 7월에는 출국할 수 있다.

해외 공공개발원조(ODA)의 경우 한국의 기여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가운데 꼴찌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다. 정부가 못 한다면 우리 대학생들이라도 나서서 ‘베푸는 한국의 이미지’를 세계 속에 심어보자.

안현정 이화여대 국제학부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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