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부터 올해 초까지 총장 선출권을 둘러싸고 극심한 교내 분규를 겪었던 영남대가 18일 개교 58주년을 맞아 새로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영남대 노조는 이날 교내 홈페이지에 띄운 글을 통해 “쟁의행위 동안 대학본부 측을 상대로 제기했던 진정 및 고발을 취하하고 민주노총에서 탈퇴하기로 했다”며 “반목과 질시를 걷어내고 교직원과 학생, 동문이 하나 되어 학교의 발전을 위해 달려가자”고 제안했다.
수차례 무산된 총장 선거 당시 직원 노조(330여명)는 총장 선출권을 놓고 전면파업에 들어갔으며 교내 구성원들은 제각각 나뉘어져 ‘개교 이래 최대의 위기’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서정규(徐正圭·48) 노조위원장은 “지난 일에 발목이 잡혀 시간을 허비한다면 대학의 발전은커녕 생존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동안의 쟁의가 합법적이었다 하더라도 학내 구성원과 지역사회에 걱정을 끼친 점을 정중하게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임시총회를 열어 이런 의견을 모은 것은 최근 교내에 형성되고 있는 단합 분위기에 화답하기 위해서였다.
이에 앞서 영남대 교직원과 학생, 동문, 학부모 등 1만여 명은 5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경기를 관람하면서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우동기(禹東琪·53) 총장은 개교 기념식에서 “사람의 인생에서도 환갑이 큰 전환점인 것처럼 개교 60년을 2년 앞둔 영남대도 지금 발전과 퇴보의 갈림길에 서있다”며 “1000여 명의 교직원과 2만5000명의 학생, 15만 동문이 학교의 주인이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출범한 ‘영남대 제2창학 전략기획단’에도 교수와 직원이 함께 참여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전략기획단은 △학생 취업률 확대 △교수 연구력 향상 △직원 역량 강화 등을 목표로 교직원과 학생, 동문, 학부모들의 학교 발전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
단장을 맡은 이성근(李盛根·53·지역개발학과) 교수는 “좋은 의견은 즉시 실천할 계획”이라며 “대학 발전을 위해서라면 아무리 사소해 보이는 내용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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