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유범수씨 “아버님이 맘에 걸려… 1년 또 시묘”

  • 입력 2005년 5월 24일 08시 29분


충남 서산시 성연면 일람리 산 206의1 소재 어머니 묘 옆에서 3년 동안 ‘시묘살이’를 해 화제를 모았던 유범수(52·인천 부평구) 씨가 23일 어머니 시묘살이를 마치고 1년 일정의 아버지 시묘살이에 들어갔다.

서산 출신인 유 씨는 2002년 5월 23일 어머니의 탈상(脫喪)이 끝나자마자 선산인 이곳에 어머니를 모신 뒤 묘 옆에 움막을 짓고 시묘살이를 시작했다.

목수일을 하면서 평범한 가정을 이끌었던 유 씨의 시묘살이 이유는 “생전에 어머니를 제대로 모시지 못했다”는 이유.

“20여 년 전 아버님이 세상을 떠난 후 한번은 아버님 묘 옆에서 하루를 잤습니다. 어머님한테 꾸중을 들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오히려 칭찬해주셔서 시묘를 하기로 했죠.”

서산 서령고 최진규(崔鎭奎·42) 교사는 “유씨가 3년 동안 꼬박꼬박 하루 세끼 상식(上食)을 올리고 묘 옆에서 어머님께 천자문을 읽어드리는 등 극진하게 봉양해 왔다”고 말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시묘살이 현장은 효 교육 명소가 됐으며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8000여 명이 다녀왔다.

유 씨는 “시묘살이를 끝내려 했으나 어머님보다 20년 먼저 세상을 뜨신 아버님이 마음에 걸려 1년 간의 시묘살이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산=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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