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남매가 아버지를 위해 동시에 간 이식 수술을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 중앙고 3학년인 강철(18) 군과 덕성여고 2학년 강진(17) 양은 24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아버지 강오구(46) 씨에게 간을 부분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강 군이 먼저 아버지를 위해 간 이식을 결심했지만 크기가 충분하지 않아 여동생까지 용기를 낸 것이다.
강 양은 “처음에는 아버지가 ‘시집도 안 간 딸의 몸에 큰 흉터를 만들고 싶지 않다’며 완강히 반대했다”며 “나중에 흉터 제거 수술을 받으면 된다고 아버지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오빠 강 군은 “나 혼자 수술 받았으면 했는데 동생까지 힘들게 해서 마음이 아프다”며 “수술 전날 동생과 농담처럼 ‘잘 끝내고 보자’고 말했지만 사실 겁도 났었다”고 말했다.
이 가족은 아버지 강 씨가 4년 전 간경화를 앓으면서 운영하던 세탁소를 그만두는 바람에 어머니가 집에서 모자를 만들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남매는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가족사진 한번 제대로 찍은 적이 없다”며 “완쾌되면 모시고 가족 나들이를 꼭 가고 싶다”고 말했다.
강 씨 가족이 1억 원이 넘는 수술비 때문에 걱정한다는 소문에 중앙고 학생과 교직원들은 모금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노시용 기자 syr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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