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따르면 김 씨 등은 지난달 24일 오후 8시 반경 서울 성동구 H대학 병원 주차장에서 퇴근하던 이 학교 의대 김모(42) 교수를 흉기와 전기충격기로 위협하며 승합차에 태워 납치하려 한 혐의다. 김 교수는 납치당하지 않으려고 이들에 맞서다 머리와 허벅지에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
김 씨 등은 언론 보도를 통해 김 교수가 1997년 8월 괌 여객기 추락사고로 아내와 장인 등이 숨지면서 처갓집 재산 1000억 원가량을 상속받은 사실을 알고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달아난 김 씨는 지난달 30일 경찰에 보낸 편지에서 “김 교수가 재산 상속을 받은 사실을 알고 내가 구상하던 사업에 투자해 달라는 편지를 보냈지만 답장이 없어 급한 마음에 납치를 계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 교수와 전혀 친분이 없는 사이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고향 선후배 사이인 유 씨 등이 2주 전부터 김 교수에게서 40억 원을 받아낼 목적으로 치밀한 납치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괌 여객기 추락사고로 아내와 인천제일상호신용금고 회장이었던 장인, 외아들이었던 처남 등 처가 식구 7명이 모두 숨지자 장인의 재산을 물려받았다. 이 과정에서 장인의 형제들이 재산 상속권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김 교수의 손을 들어줬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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