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열자 ‘콸콸콸’…청계천 살아났다

  • 입력 2005년 6월 2일 03시 28분


복원공사 시작 1년 11개월 만인 1일 청계천에 다시 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서울 광진구 자양취수장과 지하철역에서 끌어온 물은 종로구 세종로 동아일보사 앞 청계광장에 도착한 뒤 청계천을 지나 중랑천과 한강 하류로 흐른다. 권주훈 기자
복원공사 시작 1년 11개월 만인 1일 청계천에 다시 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서울 광진구 자양취수장과 지하철역에서 끌어온 물은 종로구 세종로 동아일보사 앞 청계광장에 도착한 뒤 청계천을 지나 중랑천과 한강 하류로 흐른다. 권주훈 기자
청계천에 다시 맑은 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복원공사가 시작된 지 1년 11개월 만에 도심 물길이 열린 셈. 일제강점기 시절 복개공사가 시작된 1937년부터 따지면 68년 만이다.

▽하루에 12만 t이 흐른다=1일 오전 10시 반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일보사 앞 청계광장에서 통수(通水)식이 열렸다. 10월 준공에 앞서 물이 제대로 흐르는지 점검하는 행사.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이 휴대전화로 통수 명령을 내리자 2분 뒤에 시원한 물줄기가 쏟아졌다. 청계광장 분수대의 180여 개 관에서 일제히 솟아오른 물은 분수대를 넘어 8도석(石)이 있는 제1연못에 떨어졌다. 8도석은 조선시대 전국 8도를 상징한다.

작은 폭포 모양을 만들며 연못에 떨어진 뒤 수로를 따라 힘차게 흐른 물은 한강 유속보다 조금 빨리 5.84km에 이르는 복원공사 구간을 지나갔다.

이 시장은 산책로를 따라 모전교∼장통교 구간 600m가량을 둘러본 뒤 “청계천 수질은 1급수로 목욕이나 세수를 해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폭 6∼8m, 길이 5.84km인 청계천이 수심 40cm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물은 하루 평균 12만 t. 광진구 자양취수장에서 9만8000t의 한강 물을 끌어 오고 나머지는 지하철 5호선 동대문운동장역 등 12개 지하철역에서 나오는 지하수를 활용할 계획이다.

▽집중호우에도 견딘다=서울시는 “200년 만에 한 번 정도인 시간당 118mm의 집중호우에도 물이 넘치지 않도록 설계했다”며 장마 시 범람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청계천복원추진본부 송상영(宋祥永) 공사1담당관 2팀장은 “청계천과 가까운 남산 인근에 빗물 저류조를 짓고 있어 많은 양의 물이 한꺼번에 청계천으로 유입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하천 바닥에서 도로까지 높이는 평균 4.5m여서 청계천 물이 도로까지 넘칠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산책로는 하천 바닥에서 불과 1.2∼1.5m 높이여서 비가 조금만 와도 잠길 가능성이 높다.

현재 청계천 복원공사 공정은 96%. 22개의 다리 중 20곳이 완공됐다. 가로등과 같은 야간 조명시설과 조경, 분수대 설치 작업만 남았다.

청계천 동영상 보기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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