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동지회와 숭의동지회, 북한민주화운동본부 등 새터민 단체 회원들은 오후 4시경 중앙일보 사옥 앞에 모여 보도 책임자와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1시간 40분이 지나도 책임자가 나타나지 않자 3층의 편집국으로 진입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새터민 단체 회원과 중앙일보 경비원 간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중앙일보는 오후 6시경 새터민 대표 6명과 만난 자리에서 “언론윤리상 보도관련 문건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새터민에게 피해를 줬다면 사과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새터민들은 이날 오후 7시 반경 자진 해산했다.
새터민 단체들은 집회에 앞서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나서서 새터민의 정착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며 “국내에 체류 중인 6700여 명의 새터민을 간첩으로 내몬 정부는 공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탈북자동지회의 이해영(李海英) 사무국장은 “새터민들은 북한 정권이 싫어 나온 사람들로 간첩이 있다면 누구보다 먼저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중앙일보 보도와 관련해 “지난달 중순경 국회정보위원회 위원의 질의에 서면으로 답변한 내용이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국회보안업무 규정 제37조에 따라 내주 초에 국회 사무처에 보안조사를 요청키로 했다.
국정원은 국회에 제출한 문건을 통해 “간첩 및 위장귀순 혐의로 내사를 받고 있는 새터민은 100여 명”이라고 밝혔다. 이 문건은 국내에 입국한 새터민 가운데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무력부 정찰국 등 정보기관 출신이 88명이라고 명시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새터민 71명을 특수관리 대상자로 지정해 이 중 북한으로 돌아가 남한에 이적행위를 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6, 7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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