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의 웅대한 기상을 표현한 ‘아 고구려’라는 노래를 발표하고 최근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가수 서희(55·인천 남동구 만수동)는 ‘고구려 전도사’로 통한다.
1989년 한 공중파 방송의 오락프로그램 사회자로 방송활동에 뛰어든 그는 1990년 자신의 첫 음반인 ‘슈퍼맹꽁이와 함께 부르는 역사노래’를 발표하며 가수로 데뷔했다.
이 음반에는 ‘달려라 소년 고주몽’, ‘광개토대왕’ 등 고구려 역사와 관련된 인물을 등장시키는 등 청소년들의 역사의식을 길러주기 위한 노래를 실었지만 음반은 많이 팔리지 않았다.
또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전국의 초등학교를 돌며 ‘역사 노래 부르기 대회’를 열었으나 반응은 그리 신통치 않았다.
그는 이후 발라드 곡을 모은 ‘사랑을 가르쳐 준 사람’, ‘다시 한번 널’이라는 음반을 발표한 뒤 가수와 사회자 생활을 계속했다.
인천이 고향인 그는 ‘아 인천항’, ‘월미도’ 등 향토색 짙은 노래도 불렀지만 2003년 또 한번 상업성과는 거리가 먼 앨범을 내 화제를 모았다.
“여당 야당 천년만년 서로 싸우고/ 좌익 우익 해방 때부터 아직까지 싸운다∼.”
당시 검찰의 비자금 수사와 이라크 파병 및 노사 갈등 등 현안을 놓고 벌어지는 한국 사회의 대립을 주제로 한 풍자곡인 ‘대한민국 싸우지 마’를 발표한 것.
이 노래가 발표되자 네티즌 사이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인터넷 팬카페(http://cafe.daum.net/seoheefan)까지 생겨나는 등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올해 초 국내 한 프로농구단이 ‘아 고구려’를 공식 응원곡으로 사용한데 이어 모 공중파 방송이 연중 캠페인 곡으로 선정하는 등 잇따라 ‘러브 콜’을 받자 그는 요즘 신바람이 나서 노래하고 있다.
또 고구려와 관련된 각종 학술서적을 탐독하고 대학교수 등으로부터 고구려 역사에 대해 공부한 그는 틈틈이 TV 특강에도 나서고 있다.
하반기부터 전국 초중고를 찾아 자신의 노래를 홍보하고 고구려에 대한 상식을 묻는 퀴즈대회도 열 계획이다.
대부분 가수들이 음반을 팔기 위해 상업적이고 자극적인 노래를 앞 다퉈 부르는 요즘, 그는 왜 이런 음반을 만드는 것일까.
“중국의 역사 왜곡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국민 스스로 반만년이 넘는 대한민국의 역사에 대한 지식과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서 음반을 만드는 것뿐입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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