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값 내” “못내” 수자원公-서울市 ‘청계천 물’ 공방

  • 입력 2005년 6월 6일 03시 20분


한국수자원공사가 현대판 ‘봉이 김선달’인가, 서울시가 욕심쟁이인가. 수자원공사와 서울시가 10월 1일부터 한강에서 끌어올려 청계천에 흘려보낼 물 값을 놓고 공방이 한창이다.

올해 1월 서울시 청계천복원추진본부는 한강에서 끌어다 청계천에 방류할 물에 대해 돈을 내야 하는지 수자원공사에 질의했다. 이에 대해 공사 측은 “내야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공업용수나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물도 아니고 다시 한강으로 흘려보내는 물인데 돈을 받겠다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청계천은 한강변 자양취수장에서 한강물 9만8000t을 끌어올리고 도심에서 나오는 지하수 2만2000t 등 모두 하루에 12만 t을 상류에서 방류하는 방법으로 흐르게 된다.

공사 측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서울시는 연간 17억여 원(t당 47.93원×9만8000t×365일)의 물 값을 내야 하는 상황.

공사 측은 “공익 목적이라면 감면받을 수 있지만 청계천은 공익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공익이란 전체 국민에게 해당돼야 하는데 청계천은 서울시민 만을 위한 것이라는 논리.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생태계 복원, 친환경 하천 조성 등을 위해 하천 물의 무료 사용을 요구하는 판이라 형평성 차원에서도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어차피 흐르는 물을 정수과정을 거쳐 더 깨끗하게 만들어 되돌려 주는데 사용료를 내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 식 처사가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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