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내 옆에서 지내다가 저세상으로 보내고 나니 허전한 마음을 금할 길 없어 장례를 치르는 동안 모 대학병원의 영안실에서 사흘을 보내게 됐다.
그러면서 참 많은 것을 느끼게 됐고 하루빨리 우리 사회의 장례문화가 변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첫째, 많은 사람은 아는 사람이 병으로 고생하다가 세상을 떠났을 때 비로소 찾아와 문상을 하며 슬퍼한다. 왜 살아 있을 때는 찾아보지 않고 죽은 후에 찾아올까? 삶이 바빠서 미리 찾아본다는 것이 좀 어렵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살아 있을 때 찾아봐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고인의 집안이 고위층이거나 이름이 있는 집안인 경우 조문객이 구름처럼 밀려온다.
상주나 집안 친척들은 조문객을 맞으며 완전히 지쳐 버린다. 오히려 상중에는 집안 친척들끼리 조용히 고인의 명복을 빌며 고인의 마지막을 편안하게 모실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하는 시간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둘째, 조화와 부조의 문화를 생각해 보자.
놓을 자리가 없어 한쪽에 조화를 쌓아 두는 경우도 있고, 놓을 자리를 둘러싸고 신경전까지 벌이는 것을 보면 정말 알 수가 없다. 고작 며칠 지나면 쓰레기로 폐기되는 것을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부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결혼식장이든 장례식장이든 부조 액수 때문에 고민을 한다. 이 역시 다른 수단으로 대체되어야 한다. 부조 대신 카드 등에 고인이나 상주에게 그동안 못한 이야기를 적어서 남겨 놓는 방법은 어떨까?
장례 문화를 바로잡는 일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이유는 없다. 이런 변화된 모습이 있을 때 우리 사회는 한층 선진화될 뿐 아니라 각종 사회적 낭비가 줄어들면서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김태수 경영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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