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후 上海서 귀국 3374명 명단 찾았다

  • 입력 2005년 6월 7일 03시 06분


광복군 잠편지대(임시부대) 중대장을 지낸 이중(83) 고려대 명예교수는 8·15광복 뒤인 1946년 중국 상하이에서 미국 군함을 타고 귀국한 한국인 3000여 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귀국인 명단’이란 제목의 이 자료는 A4용지 192쪽 분량으로 1946년 3월 4일 상하이에서 미 군함 2척에 탑승한 한국인 3374명의 이름, 나이, 귀향지 주소를 싣고 있다. 명단 끝에는 여성 221명의 명단을 따로 정리했다.

잠편지대는 당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새 정부의 정규군으로 편성하려고 귀국을 앞둔 광복군과 일본군 소속 한국인 청년을 합쳐서 잠정적으로 만든 부대.

이번에 공개된 귀국자 가운데 여성 221명의 인적사항은 이름 나이 고향 순으로 기재됐는데 나이는 20대가 162명으로 가장 많고 30대 51명, 40대 4명, 10대 4명 등이다.

학계에서는 이들 가운데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던 여성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1992년 이후 피해자 신고를 받아 만든 위안부 명단은 215명뿐이어서 이번 명단은 위안부 실태 파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일제에 강제 징집된 뒤 잠편지대에 편입된 한국인 학도병 160여 명의 신상명세와 부대일지, 귀국자 명단이 담긴 주호(상하이 주둔)잠편지대 제3중대 관련 기록 4건을 함께 공개했다.

주호잠편지대 1중대 관련 기록은 국사교과서에 소개된 바 있지만 3중대 기록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이 교수는 1945년 9월부터 주호잠편지대 3중대장을 맡아 이듬해 3월 귀국선을 탈 때까지 6개월간 부대를 지휘했다.

이번에 공개된 문서는 ‘신상조사서’ ‘명령회보’ ‘불망초’ ‘문(門)’ 등으로 신상조사서에는 3중대원의 이름, 계급, 생년월일, 원적, 징집 당시 주소, 이력이 실려 있다. 명령회보는 1945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명령내용이 기재된 부대일지.

이에 대해 단국대 한시준(韓詩俊·사학) 교수는 “이번에 공개된 문서는 잠편지대의 존재를 부대기록 원본을 통해 확인시켜 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하종대 기자 orionha@donga.com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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