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60代신입사원’… 대구 태창공업 재취업 4명

  • 입력 2005년 6월 11일 0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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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이 지났는데도 새 직장을 얻어 일하면서 건강도 좋아지자 집사람의 대접이 달라지더라고요. 허허, 요즘 살 맛 납니다.”

10일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태창공업㈜ 작업장. 60대 4명이 작업복 차림으로 비지땀을 흘리며 바쁜 손길을 놀리고 있었다.

이들은 최근 이 회사 직원으로 채용된 장동업(章東業·63), 최준수(崔俊秀·63). 오장수(吳長壽·65), 김인회(金仁會·64) 씨 등이다. 장 씨는 “일을 하면서부터 술과 담배를 끊자 집사람이 너무 좋아 한다”며 “아들 또래의 직원들이 친절하게 작업방법을 가르쳐 주는데다 식사시간에는 어르신 대접도 해 줘 힘든 줄 모르고 일하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최 씨는 “지난 수년간 취업의 문을 두드렸으나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번번이 거절당했는데 이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씨는 아직 젊은이 못지않은 체력이 있어 잔업이 있는 날은 야간작업까지 한다.

또 오 씨는 10년간 ‘백수’로 지내다 일자리를 얻은 경우. 회사원으로 20여 년간 일하다 50대 초반에 퇴직을 한 후 막노동을 한 적도 있다는 오 씨는 “취업난이 심각해 기대도 안했는데 주변의 배려로 직장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밖에 김 씨는 “회사 측이 쉬운 작업을 맡기는 등 배려를 해주고 있어 적응을 잘하고 있다”며 “봉급을 받으면 가족들에게 외식을 한번 시켜주고 싶다”며 소박한 바람을 피력했다.

이 회사 여두용(呂斗瑢) 사장은 “어르신들을 채용하면서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으나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받는 급여는 기본급 75만 원에 잔업수당 등을 합하면 월 평균 100만 원 선.

이들은 지난달 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과 ‘노인 일자리 알선사업 협약’을 맺은 달서시니어클럽의 도움으로 취업에 성공했다.

달서시니어클럽은 이들을 포함해 노인 17명의 취업을 알선했으며 연말까지 100여 명의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찾아주기 위해 ‘1사(社) 1노인 취업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달서시니어클럽 류우하(柳宇夏) 관장은 “어르신들이 충분히 일할 수 있는데도 업체들이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며 “노인취업의 장점을 적극 홍보해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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