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동서남북/광주시 쓰레기행정 ‘이중잣대’

광주 지역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생활계 폐기물’ 처리와 관련해 광주시의 해명에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생활계 폐기물’은 종이 비닐 음식물 등을 1일 300kg 이상 배출하는 사업장(대형 공장과 백화점)에서 나오는 폐기물로 외견상 일반 가정에서 배출하는 생활쓰레기와 거의 같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광주시의회 서채원(徐采源·민주당)의원의 지난 달 30일 시정질문.

서 의원은 “전국 최초로 주민의 자발적인 유치의사에 따라 어렵게 조성한 광역위생매립장이 기대연한인 30년을 채우지 못하고 결국 또 다른 매립장을 구해야 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광주시 사업장 생활계 폐기물이 처리기준이 매우 허술해 광역위생매립장에 반입할 수 없는 쓰레기가 매립되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한 것.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적격 수집 운반업체와 계약했고 자치구에 신고한 내용에 따라 일반봉투로 배출하는 것은 적법하다”고 대답했다.

서 의원은 “시 답변은 한 마디로 ‘배출량을 줄이고, 매립을 최소화한다’는 정부 정책의 근간을 뒤흔든 것”이라고 반박했다.

사업장 폐기물이 매립장으로 들어갈 때 부담하는 반입료가 1t 당 3만2021원에 불과한 반면 민간소각장으로 보낼 경우 비용이 18만 원에 이른다.

시가 대형 사업장의 생활계 폐기물이 매립장으로 들어갈 수 있음을 확인하고 그에 따른 처리비용의 차액을 수집운반업체가 챙길 수 있는 길을 터 준 셈이다.

이 와중에 시는 10일 후속 대책으로 ‘사업장 생활계 폐기물 전용 봉투제’ 도입을 들고 나왔다. 배출자 상호를 표시해 ‘법대로’ 내다 버리도록 한다는 것이 그 취지라지만 정책의지가 퇴색된 마당에 그 효과는 미지수일 수밖에 없다.

올 초 음식물쓰레기가 일부 섞였다는 이유로 수 십대의 자치구 쓰레기 수거차량을 돌려보냈던 일을 기억하는 시민은 요즘 갑자기 너그러워진 시 당국의 이중적 ‘적법 잣대’에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다.

김 권 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