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집집마다 농기계 한국농촌 부러워요”

  • 입력 2005년 6월 15일 08시 05분


《“한국 농민 중 상당수가 트랙터 등 농기계를 소유하고 있는 데다 기계를 이용해 참외 선별작업 등을 하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베트남에는 군(郡) 단위에 트랙터 한 대 정도가 있을 뿐입니다.” 베트남인 21명은 13일 오전 경북도 농업기술원(대구 북구 동호동)에서 트랙터 등 농기계를 시험 운전하고 조작법 등을 배운 뒤 오후에는 과채류시험장(경북 성주군 대가면)을 방문해 참외를 직접 수확하고 선별 과정 등을 견학하면서 무척 부러워했다. 》

이들은 경북도와 자매결연을 체결한 베트남 타이응우엔성의 주민과 지방의회 의원, 공무원 등으로 새마을운동 등을 배우기 위해 도의 초청으로 입국했다.

타이응우엔성 다이떠군 라방면의 렁반 타이(37) 면장은 “베트남 축산농민은 가구당 돼지 1∼3마리 기르는 수준인데 경북 의성의 한 농장에서 인부 4명을 두고 돼지 2500마리를 사육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8일 입국한 이들은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경기 성남시) 입교와 경북지역 모범농가 방문 등을 거쳐 13일부터 3일간의 일정으로 도 농업기술원 측으로부터 영농교육을 받고 있다.

교육을 맡은 도 농업기술원 이상준(李相俊·47) 농촌지도사는 “베트남인들이 국내 농업 규모와 시설 등을 접하고 상당히 부러워하고 있다”며 “낙후된 자국 농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배워 가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특히 새마을연수원에서 ‘1969년 8월 수해를 당한 경북 청도군 청도읍 신도리 주민들이 스스로 복구 작업을 벌이는 모습을 본 당시 박정희(朴正熙) 대통령에 의해 농촌발전의 모델로 새마을운동이 전국에 확산됐다’는 사실을 알고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19일 오후 귀국할 예정이다. 이번 연수단 대표인 타이응우엔성 징 띠꾹 부성장(51)은 “한국에서 보고 듣고 배운 모든 것을 제대로 전수해 베트남 전역에서 새마을운동이 일어나도록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경북도는 올해 2월 베트남 다이떠군 룽반마을에서 새마을회관 신축공사를 시작하는 등 새마을운동의 국제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성진 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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