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시에 따르면 6일 서울숲 집중사육장에 풀어놓은 다마사슴 5마리 중 한 마리가 왼쪽 목덜미에 큰 상처를 입어 9일 서울대공원 동물병원에 옮겼으나 다음 날 패혈증으로 폐사했다는 것. 서울숲으로 옮긴 지 나흘 만이다.
다마사슴의 목 주위에는 날카로운 것에 긁힌 흔적이 있었고, 상처가 손바닥 크기만큼 곪아 있는 상태였다.
전문가들은 사육장 주위에는 아직 마무리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어 사슴이 공사 소리에 놀라 사육장 내 철망이나 날카로운 곳에 긁혔거나, 지나가는 사람들이 날카로운 물건으로 사슴에게 장난을 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13일 기자가 현장을 찾았을 때 사육장 주위로는 어린이놀이터 공원 조성과 바닥 등의 마무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어서 시끄러웠다.
나머지 다마사슴도 시끄러운 공사 소리에 깜짝깜짝 놀라는 모습이었다. 현재 서울숲의 4만5000여 평 생태숲에 방사된 고라니 꽃사슴 등 나머지 동물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공사도 마무리되지 않은 때에 방사돼 제대로 적응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한 동물 사육 전문가는 “고라니의 경우 사람들의 발소리에도 놀라 나무나 철망에 부딪혀 죽는 경우가 생긴다”며 “서울숲에 야생동물이 방사된 지 12일 만에 일반인들에게 개방되면 제대로 적응하고 살아남을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인근 순찰대의 협조를 얻어 생태숲에 초소를 추가로 세울 것을 협의 중이며 생태숲 곳곳에 폐쇄회로(CC) TV를 설치해 야생동물 보호에 신경 쓸 것”이라며 “철망의 경우 탄력성이 강해 동물들이 부딪혀도 큰 상처를 입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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