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토막살해 안방에 묻고 3년 생활…인간포기 60代남편

  • 입력 2005년 6월 18일 03시 07분


아내를 살해한 뒤 시신을 토막 내 집 안에 묻어 숨겨두고 3년간 함께 지내다가, 내연녀까지 살해한 인면수심의 60대 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영도경찰서는 17일 아내를 숨지게 한 뒤 시체를 유기한 혐의(살인 등)로 권모(66·목수)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권 씨는 2002년 10월 28일 집 뒤편 목공소에서 아내 손모(당시 58세) 씨와 도박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손 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안방 바닥을 파고 시신을 묻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권 씨는 8일 오후 2시 부산 영도구 신선동 서모(63·여) 씨 집에서 빌려간 돈 1억여 원을 갚지 않는다며 내연관계이자 친구의 부인인 서 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서 씨의 살해 용의자로 권 씨를 붙잡아 조사하던 중 아내 손 씨가 실종된 사실을 수상히 여겨 추궁한 끝에 범행을 자백 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권 씨는 2003년 1월 집 보수공사를 하면서 아내의 시신을 현관 앞으로 옮겨 묻는 과정에서 시신을 토막 냈으며, 가출신고일로부터 5년이 지나면 보험금을 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아내의 명의로 가입된 4개의 보험에 매월 20만 원씩 보험료까지 납부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권 씨는 서 씨를 살해한 다음 날 우연히 서 씨 집에 들렀다 사건 현장을 발견한 것처럼 거짓으로 경찰에 신고하고 장례식장에서는 크게 슬퍼하며 눈물까지 흘린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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