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여성단체들, 가정폭력 남편 살해한 여성 구명운동

  • 입력 2005년 6월 18일 08시 35분


경남지역 여성단체들이 최근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남편을 살해한 30대 여성의 구명운동에 나섰다.

경남도여성복지상담소 시설협의회와 여성폭력방지 경남도협의회, 창원여성의 집 등 30여 개 단체로 구성된 ‘마산 가정폭력 사건 대책위원회’는 17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마산 가정폭력 피해사건 피해자 불구속수사 촉구를 위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피의자 Y 씨(39)가 살고 있는 지역의 주민도 참석했다.

이들은 “Y 씨는 10여 년 동안 남편의 폭력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사건 당일에도 만취상태로 귀가한 남편이 각목으로 구타해 Y 씨의 갈비뼈가 부러졌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 같은 상황에서 일어난 치사사건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정당방위로 인정돼야 한다”며 “Y 씨가 어린 두 딸과 지낼 수 있도록 불구속 수사하고, 정신적인 상처에 대한 치료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성단체들은 서명운동을 추진해 검찰과 법원에 석방 탄원서를 내는 한편 20일부터 24일까지 창원지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Y씨는 11일 오전 4시45분경 자신의 집에서 술에 취해 잠든 남편(41·무직)을 목 졸라 숨지게 한 뒤 자수했으며, 마산동부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구속된 Y 씨를 16일 송치했다.

Y씨는 경찰에서 “남편이 자주 폭행했고 사건 당일에도 두 시간 가량 몽둥이로 행패를 부렸다”며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다니는 딸의 장래를 생각해 남편을 죽였다”고 진술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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