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중앙 기자들이 20일 성명서 발표와 함께 공개한 ‘기사 요약본’에 따르면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지난해 1월 구속된 김 전 부위원장은 자신이 IOC에서 제명될 위기에 처하자 세계 35개국 60여 명의 IOC 위원을 상대로 로비한 내용이 담긴 ‘김운용 파일’을 공개하겠다며 IOC를 압박했다.
그러자 IOC 측은 김 전 부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조건으로 한국 정부에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태권도 정식종목 유지 등을 위해 최대한 협조키로 약속했고, 이후 청와대는 김우식(金雨植) 대통령비서실장 측의 주도로 김 전 부위원장 측과 협상 끝에 자진사퇴를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이에 청와대 측은 21일 “5월 초 김 실장이 김정길(金正吉) 대한체육회장과 함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이던 김 전 부위원장을 찾아가 만난 사실은 있다”면서 “그러나 자진사퇴를 대가로 가석방을 약속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시 김 회장이 김 전 부위원장에게 IOC 내부 분위기를 전하며 자진사퇴를 권하면서 ‘그러면 정부도 가석방 같은 조치를 검토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김 실장은 두 사람의 대화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오래전부터 김 전 부위원장과 잘 아는 사이로 단순히 문병 차 찾아갔다는 것이다.
한편 월간중앙의 기사 삭제는 청와대의 한 비서관이 월간중앙 대표를 회사 밖에서 만나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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