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그곳에 가면/부천 원미구 도당근린공원

  • 입력 2005년 6월 22일 08시 06분


17, 18일 경기 부천시 원미구 도당근린공원에서 모처럼 주민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한 이색 행사가 열렸다.

도당동 주민자치위원회가 17일 저녁에 마련한 어울마당에서는 동춘서커스단의 롤라스케이팅 및 유연성 묘기, 단지 돌리기, 정밀 체조 시연, 경기민요보존회 부천지회의 민요 공연, 에어로빅 시범, 주민 즉석 장기자랑 등이 이어졌다.

이 주민화합 잔치는 올해 13회째다. 가족 친구 연인 등 500여 명이 공원 내 야외무대를 찾아 2시간가량 신나는 시간을 가졌다.

18일에도 '도당사랑회'가 야외무대에서 영화 '태극기를 휘날리며'를 상영한 뒤 네덜란드에서 벌어진 세계청소년 선수권대회 한국-브라질 축구경기를 생중계했다.

주민들은 비록 한국팀이 석패한 경기를 지켜봤지만 대형 스크린 앞에서 ‘대∼한민국’을 목청껏 외치며 응원을 함께 했다.

도당동과 내동, 춘의동 사이의 야트막한 야산에 조성된 도당공원은 주민들에겐 청량제와 같은 존재다.

3km 거리의 공원 산책로를 따라 1시간가량 걸으면서 국내 최대규모의 장미원과 야생수목원, 벚꽃단지, 초화원을 구경할 수 있다.

또 장미단지 옆의 아기장사 바위공원엔 30여점의 조각물이 설치돼있고, 부천지역에서 발굴된 조선시대 생활용품과 토기 등을 전시한 ‘부천향토역사관’이 있다.

조각물들은 인천 계양산에서 날아온 아기장수가 도당산에서 한쪽 발을 디디고 오줌을 눈 뒤 서울 관악산으로 날아갔다는 전설을 토대로 앙증맞고 아기자기한 모습의 아기장수를 표현한 것들이다.

4000여 평 부지에 조성된 장미원은 요즘 흐드러지게 피고 지는 꽃망울과 상큼한 향기를 맘껏 발산하고 있다. 분홍 보라 흰색 노랑 빨강 등 온갖 화려한 색상의 장미 100만 송이가 이달 초 1차 개화에 이어 10일 뒤의 2차 개화를 앞두고 있다.

야간조명이 비치는 1000m 길이의 장미 터널을 지나면서 장미를 주제로 한 시비 11점을 읽는 재미도 독특하다. 김현숙의 ‘백장미’, 정공채의 ‘흑장미’, 김동준의 ‘장미’ 등의 시가 새겨져 있다.

관리원 곽병희 씨는 “장미 나이가 10살 정도 돼 아주 탐스럽다”며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까지 장미꽃이 꾸준히 지고 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생수목원(2500 평)과 초화원(1800평)에는 산사나무 느티나무 붓꽃 좀씀바귀나물 원추리 더덕 둥글래 등이 자라고 있다.

산책로 중간엔 약수터, 체력단련장, 자연학습장, 분수대 등도 있어 복잡한 머리를 식힐 수 있는 편안한 휴식처로 손색이 없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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