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치의학전문대학원 2+4制 검토

  • 입력 2005년 6월 2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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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인적자원부는 이르면 2009학년도부터 4년제 학사과정을 2년에 마치고 4년제 의·치의학전문대학원에 바로 진학할 수 있는 ‘2+4제 학·석사학위 통합과정’을 전문대학원제도와 병행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교육부 서남수(徐南洙) 차관보는 22일 브리핑을 갖고 “학부 졸업 뒤 4년의 전문대학원 과정을 이수하는 현행 의·치의학전문대학원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부분적으로 ‘2+4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운영 방식=의·치의학전문대학원 설치 대학은 정원의 일정 비율을 고교 졸업자 가운데 ‘전문대학원 예비 학생’으로 선발해 학사학위 과정을 2년 내에 집중 이수시킨 뒤 4년제 대학원 과정에 입학시키는 것이다.

이들은 일반 의대생과는 달리 졸업 후 ‘4+4제’ 이수자와 같이 석사학위가 인정된다. 또 일반 의대생은 예과 2년 동안 의학 기초 교과를 공부하지만 이들은 2년간 자연대 등에 소속돼 4년제 학부 졸업생의 이수 교과를 배워야 한다.

교육부는 이달 중 ‘의학교육발전위원회’(가칭)를 구성해 8월 말까지 도입 여부와 도입 시 선발 비율을 논의할 계획이다.

▽도입 배경=교육부가 ‘2+4제’를 들고 나온 것은 의·치의학전문대학원에 대한 대학의 반발이 심해 난관에 부닥치자 대학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대신 전문대학원 제도를 도입하도록 유도하는 대책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이날 의·치의학전문대학원을 도입하지 않으면 ‘두뇌한국(BK) 21’ 사업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인가 때 불이익을 주겠다는 방침을 다시 분명히 했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일부 대학은 도입 반대 이유로 의사 양성기간이 길어진다는 점을 들어왔다.

그러나 속내에는 지금도 손쉽게 우수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데 전문대학원이 되면 다른 학교 학생도 뽑아야 하기 때문에 우수 학생 확보가 보장되지 않을 것이라는 거부감이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각 대학이 우수 학생을 ‘예비 의대생’으로 미리 선발해 2년간 ‘압축 교육’을 한 뒤 의학교육을 시킨다는 대안을 내놓은 것이다. ▽전망과 문제점=‘2+4제’의 정원을 많이 배정하지 않을 경우 주요 대학들이 이 제도를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2+4제’의 선발 인원이 너무 많으면 전문대학원 도입의 취지가 퇴색할 수밖에 없다는 난점이 있다.

서울대 의대 왕규창(王圭彰) 학장은 “서울대가 제안한 ‘2+4제’를 교육부에서 수용한 것은 다행”이라며 “그러나 ‘2+4제’와 ‘4+4제’ 전문대학원을 병행할 경우 ‘2+4제’ 선발이 더 많아야 하고 선발 비율은 대학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가천의대 이성락(李成洛) 총장은 “‘2+4제’는 기존 의과대와 큰 차이가 없고 다양한 학문 배경을 가진 학생을 의사로 양성하고 우수 인재의 의대 집중 현상을 막겠다는 전문대학원 도입 취지와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홍성철 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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