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씨는 4월 1일 안티조선 단체의 하나인 ‘생활정치네트워크 국민의 힘’ 홈페이지 게시판에 ‘녹사’라는 필명으로 ‘조직원 공개 모집’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안 씨는 총책임자 1명, 홍보요원 2명, 경비요원 8명으로 구성된 본부조와 조선일보 편집·광고·판매국, 수도권 인쇄공장 등을 점거할 7개 조(組)의 ‘백범부대’를 만들어 4월 3일 오전 4시 조선일보 본사를 무력 점거하자는 계획을 밝혔다. 안 씨는 또 무장점거를 위해 4월 2일 오전 8시 조선일보 광화문 사옥 인근 군부대에서 M-16 소총과 실탄, 수류탄을 탈취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안 씨는 계획서에서 이 같은 행동이 ‘조선일보 폐간과 4월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환수특별법의 국회 통과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 조사에서 안 씨는 “5년 전부터 친일 반민족적인 조선일보는 폐간돼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며 “‘조선일보를 격파하러 가자’ ‘조선! 깨끗이 불태워야 한다’는 일부 안티조선 사이트의 글을 보면서 범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안 씨는 현재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국민참여연대, 조선일보 반대 시민연대, 민족문제연구소, 생활정치네트워크 국민의 힘, 시흥사랑개혁연대, 참여정치실천연대, 올바른 과거 청산을 위한 범국민위원회,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진상규명위원회, 민주화운동 정신계승 국민연대, 안산통일포럼, 맥아더동상 철거 범국민연대회의 등 10여 개 단체에 가입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우룡(金寓龍) 한국외국어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언론 보도에 문제가 있다면 보도 자체를 시비 삼으면 되는 것인데 언론사를 적으로 몰아 없애자고 주장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데까지 이른 것은 언론 자유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며 “일부 언론을 ‘족벌’ ‘친일’ 등의 용어로 매도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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