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이트에 유포된 문제의 사진은 전경부대 내무반에서 대원 6명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 상태에서 부동자세로 서 있고 선임병으로 보이는 대원들이 재미있다는 듯 웃고 있는 장면.
일부 사진에는 대원들 몸에 하얀색의 소염진통제가 발라져 있어 선임병들에게 가혹행위를 당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강원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일 강릉경찰서에 근무하던 307 전경대원 가운데 이경에서 일경으로 진급한 6명이 고참에게 진급신고식을 하는 과정에서 알몸사진을 찍었다.
경찰은 “강릉서에 배속됐을 당시 진급식을 마치고 소대별로 대원끼리 고참에게 진급신고를 하는데 말을 잘못 하거나 웃으면 벌칙으로 옷을 하나씩 벗게 한 뒤 알몸으로 진급식을 하게 하는 의식에 따라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그러나 307 전경대가 강릉에서 원주로 주둔지역을 옮긴 뒤 지난해 10월 25일 중대장과 대원들이 악습을 없애자고 합의해 현재는 사라졌다”고 밝혔다.
인터넷에 유포된 사진 3장은 당시 내무반장으로 있다 9월 26일 전역한 조모(23) 씨가 전역하기 전인 9월 4일 군생활의 추억을 남겨 놓기 위해 부대 휴게실에 설치된 컴퓨터로 인터넷 싸이월드 개인 미니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것이다.
문제의 사진이 게재된 조 씨의 인터넷 개인 홈페이지는 24일 폐쇄됐다.
한편 알몸 사진의 주인공 6명은 이날 강원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진촬영과 관련한 인권유린 행위는 없었다”면서 “거의 1년 만에 후임병을 받아 기분 좋은 상태에서 게임을 하듯이 벌칙으로 옷을 벗은 것을 찍은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원은 “알몸 진급식이 부대 내에서 공공연하게 이어져 왔지만 그 이후에는 직원(소대장)들이 ‘너무 심하게 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서로의 가치관이 다를 수 있다고 판단해 후임병들에게 시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진에 등장하는 대원 중 현재 부대에 근무 중인 이들을 대상으로 가혹행위를 받았는지 조사하고 있다.
최창순 기자 cs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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