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춘양목? 소나무의 용사마죠

  • 입력 2005년 6월 25일 0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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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지역 농민과 공무원 등이 지역 특산물인 춘양목을 널리 보급하기 위해 모임을 결성한 뒤 3년째 종자 채취와 묘목 재배, 분재 기술 연구 등의 활동을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춘양목은 봉화군 춘양면 일대에서 생산되는 소나무로 금강송(金剛松)이나 적송(赤松)으로 불리는데 하늘을 찌를 듯 곧게 자라는 데다 재질이 단단해 예로부터 궁궐과 고래 등 같은 기와집의 기둥이나 대들보로 주로 사용돼 왔다.

봉화군 문화체육관광과 송인원(宋寅源·40·7급) 씨 등 7명은 2003년 3월 ‘춘양목 사랑모임’(춘사모)을 결성했다. 이들은 지역에 있는 춘양목 보호림 등에서 종자를 채취해 송 씨 소유의 비닐하우스 2개동(200여평)에서 묘목 재배를 시작했다.

송 씨는 “매년 9월 말이나 10월 초에 회원들이 춘양목에 올라가 솔방울을 딴 뒤 비닐하우스에서 말려 씨앗을 분리했다”며 “그동안의 노력으로 이젠 묘목을 연간 2만∼3만주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재배 묘목이 늘어나자 대구와 경북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 참가해 묘목을 무료로 나눠주거나 종묘상에게 판매하는 등 묘목 보급에 힘을 쏟고 있다.

판매가는 2∼3년생 묘목이 2000∼3000 원으로 종묘상에서 파는 값보다 3배 정도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춘사모 회원은 9명으로 늘었으며 묘목 재배지도 회원들의 농장 1500여 평으로 확장된 상태다.

이들이 묘목 보급에 적극 나선 것은 일제강점기 등을 거쳐 남벌되면서 지역에서 수령이 일정 수준 이상인 춘양목이 점차 사라지고 있기 때문. 송 씨는 “춘양목은 수령이 50년 이상 돼야 재질이 단단해지고 뒤틀림 현상도 없어진다”며 “그러나 지역에 이런 춘양목이 별로 없어 요즘은 전통한옥 등을 보수할 때에도 수입산 소나무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최근 일반가정에서 쉽게 키울 수 있도록 묘목을 화분에 담아 보급하는 한편 분재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춘사모 정윤섭(鄭潤燮·52·농민) 회장은 “묘목의 뿌리를 튼튼하게 키우면 분재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연구 중”이라며 “춘양목이 조경수나 정원수 등으로 많이 활용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최성진 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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