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 비치가 국민 정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것은 아니다. 누드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 때문에 누드 비치가 우리의 성문화를 더욱 타락시키지 않을까 염려하는 것은 기우가 아닐까. 자연과 함께 육체적 자유를 만끽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 내면에 숨겨진 본능에 가깝다. 단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그런 인간의 육체적 자유에 대한 욕구를 억누르고 있을 뿐이다. 이제 육체적 자유를 향유할 수 있는 해방공간으로 누드 비치 한두 군데는 개설해도 무방할 것이다. 처음에는 누드 해수욕을 한다는 것이 낯설고 어색할지 모르나 익숙해지면 새로운 해수욕 문화로 자리 잡아 갈 것이다. 미성년자의 출입을 통제하고 질서를 정착시킨다면 조기에 새 관광 상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조성봉 회사원·경남 양산시 남부동
▼시작도 않고 걱정부터 해서야▼
동해안 누드 비치는 추진돼야 한다. 언제까지 우리 문화와 정서에 맞느냐, 맞지 않느냐를 따질 것인가. 이런 논란으로 시간만 허비한다면 어떠한 일도 추진할 수 없을 것이다. 다른 나라에도 누드 비치가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도 이를 받아들여 외화도 벌고 강원도의 재정 수입에 도움이 되도록 유도하면 좋은 일 아닌가. 옷을 벗는다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릇된 ‘선비 문화’식 사고방식이다. 이런 사고를 버려야 새로운 대안이 자꾸 나오지 않겠는가? 시작도 해 보지 않고 미리 잘못될 일부터 걱정하는 것은 옳은 행동이 아니다. 누드 비치라는 새로운 시도를 해 본 후 고치고 보완해야 할 것을 찾아 이를 반영하면 될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동해안에서 즐기자는 제안에 대해 반대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장효영 주부·경북 구미시 형곡동
▼몰래카메라 부작용 생길 수도▼
국민 정서로 볼 때 누드 비치 구상은 시기상조다. 획기적인 발상에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사회를 지탱하는 관습과 풍속은 여전히 존중되고 존속되어야 한다. 나라 한구석에 알몸으로 남녀가 뒤섞여 노는 치외법권 구역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봐 줄 국민이 아직은 많지 않다고 본다. 더불어 정립되지 않은 성문화를 오히려 악화시킬 우려도 크다. 게다가 몰래카메라나 휴대전화 등으로 찍힌 동영상들이 나돌 것이고, 이는 또 다른 범죄와 음란의 제공처가 되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하겠는가. 누드 비치가 들어선다면 일반 피서객들의 발길도 가볍지만은 않을 것이다. 불필요한 눈치와 오해를 받을 소지도 그만큼 많다.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이라면 기존의 관광자원을 개발하고 다양하고 질 좋은 서비스에 신경을 더 써야 할 것이다.
이용호 회사원·경남 사천시 선구동
▼호기심에 가는 사람 어떻게 막나▼
몇 년 전 어학연수로 캐나다에 머물 때였다. 하루는 남자 대학생 두 명이 누드 비치를 다녀온 얘기를 했다. 호기심으로 남의 벗은 몸을 보러 갔지만 막상 가보니 그런 목적으로 그곳에 간 자신들이 초라하고 이상해 보이더란다. 단지 두 사람만의 반응은 아닐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에선 누드를 타인의 취향으로 존중하기보다는 성적인 호기심으로 접근하려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지금도 유교의 영향을 받고 있는 한국에서 편견 없이 누드 비치를 바라볼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돈을 벌기 위해서 누드 비치를 추진한다는 발상도 문제가 있다. 템플 스테이와 같은 우리만의 전통적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누드 비치 추진은 이를 즐기려는 수요가 많아졌을 때 자연스럽게 논의돼야 한다.
김미정 학원 강사·서울 도봉구 창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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