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에 지어진 건축물들을 보존하는 활동을 하는 ‘근대문화유산 지킴이’가 인천에 탄생했다.
문화단체인 해반문화사랑회(이사장 박상문)에 따르면 최근 1개월 동안 문화유산 지킴이 양성교육을 받은 26명이 12일 문화재청으로부터 ‘근대문화유산 지킴이’ 인증서를 받는다.
이들은 교수나 문화재청전문위원 등으로부터 ‘문화유산의 이해’ 등을 주제로 강의를 들은 뒤 전북 군산, 서울 북촌 등에서 문화답사를 벌였다.
문화재청 인증서를 받게 되면 인천시내 근대건축물 1개 씩 전담해 관리하는 한편 학생들을 상대로 체험학습 강사로 활동하게 된다.
문화재지킴이 최선임(54·주부) 씨는 “어렸을 때 보았던 건물 중에 사라진 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돼 안타까웠다”며 “개인 소유로 있는 옛 건물을 공공재산으로 사들여 박물관이나 교육 시설로 활용하도록 힘을 모으려한다”고 말했다.
개항지인 인천에는 구한말 서양 문물이 처음 들어왔기 때문에 아직도 독특한 양식이 건축물이 도심에 많이 남아있다는 것.
지킴이들이 보존대상으로 꼽은 인천시내 근대 건축물은 옛 일본 우선회사 사옥(중구 해안동 1가), 아담한 2층 벽돌아치 형태의 주택(일명 유항렬 주택·중구 내동), 자장면을 처음 만든 중국풍 공화춘 건물(중구 선린동) 등 8개다.
해반문화사랑회 운영위원장인 손장원(재능대 실내건축과 교수) 씨는 “연안 운수권을 독점했던 일본 우선회사는 구한말에 지어진 것이고, 국내 최초의 도선사인 유항렬 씨가 1930년대 말에 지은 주택은 아주 아름답다”며 “빈 집으로 방치된 이들 건물이 조만간 철거된다는 소문이 있다”고 설명했다.
1994년 창립된 해반문화사랑회는 문화예술가를 초빙해 토론을 벌이는 문화포럼을 열고 있으며, 청소년 대상 문화학교와 기획 공연 및 전시회 등을 진행하고 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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