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 만지지 마세요
유행성 눈병은 1년 내내 걸릴 수 있지만 특히 여름철에 많이 발생한다. 기온과 습도가 높아 바이러스 활동에는 유리한 반면 더위로 생체리듬이 무너져 면역력은 약해지기 때문.
여름철 눈병의 대표적 원인 균은 ‘아데노’ 바이러스다. 전염력이 매우 강해 한 사람이 감염되면 십중팔구 온 식구에게 전염된다. 공기로는 전염되지 않지만 수건과 비누를 따로 사용하는 등 접촉에 주의해야 한다. 수영장에 갈 때도 개인 세면도구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자고 일어났을 때 눈곱이 달라붙어 눈이 잘 떠지지 않는다. 눈물이 많이 나면서 눈이 뻐근해지고 눈꺼풀이 붓거나 흰자위가 충혈 된다.
‘아폴로 눈병’으로 잘 알려진 급성 출혈성 결막염은 ‘엔테로’ 또는 ‘콕사키’ 바이러스 때문에 생긴다. 감염되면 2, 3일의 잠복기 후에 눈에 티가 들어간 것처럼 불편하고 눈물과 눈곱이 많아지면서 충혈된다. 눈이 부셔서 빛 아래서 눈을 잘 뜨지 못하고 통증을 느낀다.
바이러스성 눈병에 걸린 초등학생 환자 중에는 심한 발열과 두통을 보이면서 추위를 느끼고 구토와 설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귀 앞이나 턱밑 임파선이 부어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증상이 호전된 후에도 한두 달 동안 눈이 침침할 수 있지만 보통 서서히 회복된다.
눈병에 걸렸을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무심코 아무 안약이나 넣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반드시 안과의사의 처방을 받아 염증을 가라앉히는 안약을 넣어야 한다. 열이나 통증이 심한 경우는 해열진통제를 같이 복용한다. 눈을 씻는다고 생리 식염수를 자꾸 넣으면 오히려 눈이 오염될 수 있으므로 인공 눈물을 써야 한다. 대개 치료 후 3, 4주가 지나면 증상이 없어진다.
○ 수영장 콘택트렌즈, 큰 후회 할 수도
평소에 안경을 쓰던 학생들도 수영장에 갈 때는 불편하고 맵시가 안 난다며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콘택트렌즈를 끼고 수영을 하면 시력상실 위험이 있는 세균성 각막염에 걸리기 쉽다.
눈물의 자연세척 효과가 없어지고 렌즈와 눈 사이에 균이 오래 머무르기 때문. 렌즈보다는 도수 있는 물안경 사용을 권한다. 꼭 콘택트렌즈를 사용하겠다면 일회용 렌즈를 쓰고 샤워 전에 바로 빼서 버려야 한다. 특히 렌즈를 낀 채로 물 밖으로 나와 쉬다가 깜박 잠들지 않도록 조심한다.
각막염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영구적인 시력 장애와 각막의 흉터를 남긴다. 수영장에 다녀와서 충혈이나 통증 등 이상이 생기면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 수영장이 아니더라도 여행 중 콘택트렌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염증이 생기는 경우도 많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 귀에 들어간 물, 억지로 빼면 병 난다
여름철 귀 질환은 물이 들어가서 생기기보다는 들어간 물을 빼내려다가 생긴다.
귀를 후비다가 난 상처에 세균이 감염돼 염증이 생기는 ‘외이도염’ 환자가 대부분. 물이 들어갔을 때는 그쪽 귀를 아래로 하고 따뜻한 곳에 누우면 대부분 저절로 흘러나온다.
그래도 물이 안 나오면 면봉으로 귀의 입구부위만 가볍게 닦아 내고 저절로 마르도록 기다리는 것이 좋다. 3시간 이상 멍 하게 소리가 안 들리는 증상이 계속되면 이비인후과를 찾아 치료한다.
귀마개도 완벽하게 물을 차단하는 것은 아니므로 귀마개를 하고 나서 그 주변에 바셀린을 발라 물이 스며드는 것을 막는 것이 좋다. (도움말=서울대병원 안과 김미금 교수, 삼성서울병원 안과 정의상 교수, 이비인후과 조양선 교수)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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