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발단=지난 10일 오후 4시20분 첵랍콕에서 출발하는 서울행 캐세이퍼시픽 항공기가 대만에서 들어올 예정이었으나 공항 사정으로 2시간 가량 연착됐다.
탑승을 기다리던 승객들은 “항공사가 안내방송이나 아무런 설명 없이 승객들을 방치했다”며 “일정 차질에 대한 보상을 요구했지만 항공사측이 이를 묵살했다”고 탑승을 거부했다.
캐세이퍼시픽측은 탑승 거부 승객들과 협상을 벌였으나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고 CX416편은 결국 이날 저녁 7시14분 한국인 44명을 공항에 남겨둔채 나머지 승객 264명을 태우고 이륙했다.
▽공항에 방치된 승객들=탑승을 거부한 승객들은 항공사측에 “항공기 지연에 따른 보상으로 인천공항 도착 후의 교통비, 지방 승객 교통편 제공, 인천공항 주차비 추가비용 등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공항에 남겨진 뒤 항공사 측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했다고 분개하고 있다.
인터넷에 자신을 쳅락콕에서 하룻밤을 보낸 승객이라고 소개한 ‘목돌이’는 “남은 승객들 대부분이 여성이며 2명은 초등, 중학생 아이였다”며 “그러나 케세이에서 담요 한장 물 한 병 준적 없고 그나마 한국 영사관에서 박경식 영사가 강하게 요청해서 모포 10장 내외와 두 박스의 생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중 7명은 이날 자비를 들여 다른 항공편으로 귀국했고 나머지 37명은 첵랍콕 공항에서 새우잠을 자거나 자비로 공항인근 호텔에 묵은 뒤 11일 오후 6시50분에 인천에 도착, 케세이퍼시픽에 대한 법정소송 문제를 논의했다.
▽캐세이퍼시픽 입장=항공사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케세이퍼시픽 서울 사무실은 “비행기 지연에 대한 안내방송을 4차례 했으며 마지막 방송은 한국어 서비스까지 했다”며 “승객들의 요구대로 인천공항에 관광버스 5대를 준비하고 지방 승객을 위한 모든 조치도 취할 것을 약속했었다”고 말했다.
케세이퍼시픽 서울 관계자는 “10일 밤 인천에 도착한 승객 모두에게 이 같은 약속을 지켰으며 지방에 가시는 4분에게는 숙박을 제공하고 끝까지 모셔다 드렸다”면서 “당시 탑승거부 승객들의 요구 조건이 그룹별로 너무 다르고 일부 한국인 승객은 서로 멱살을 잡고 싸우는 등 분위기가 험악해져 비행안전 문제상 어쩔 수 없이 출발했다”고 해명했다.
공항에 승객들을 방치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비행기가 떠난뒤 남은 44명의 승객들에게 음료수와 담요 및 식권을 제공했다”며 “우리 직원들은 그 다음날 가장 빨리 서울로 갈 수 있는 항공편을 예약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반박했다.
▽논란 가열되는 인터넷=인터넷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비행기 연착에 대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 승객들이 어글리 코리언”이라는 시각과 “승객에게 끝까지 최선을 다하지 못한 항공사가 문제”라는 비판이 맞서고 있다.
‘빅토리’는 “안 봐도 비디오 입니다. 우리야 익숙하지만 거의 시장터 상황과 비슷했을 것이고 외국인 눈에는 위험하게 느껴졌을 것”이라며 “우리도 이젠 외국에선 저런게 안통 할 때도 있다는 걸 좀 알았으면 좋겠다. 항공사의 대응도 문제가 있었겠지만, 오죽했으면 승객들을 남겨놓고 출발 했겠느냐”고 지적했다.
‘Eric hwang’는 “상황이야 어쨋든 항공사측이 먼저 잘못을 시인 해야한다”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과 고객 사이에는 입장 차이가 항상 있을 수 있는데, 손님이 조그만 일로 무리한 트집을 잡더라도 바로 사과하고 서비스에 만전을 기했으면 이번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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