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귀금속센터 67억대 절도범 4형제, 2개월여만에 덜미

  • 입력 2005년 7월 16일 03시 05분


5월 전북 익산 귀금속판매센터에서 67억 원대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났던 일당 5명이 15일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이 이들로부터 압수한 장물을 공개했다. 익산=연합
5월 전북 익산 귀금속판매센터에서 67억 원대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났던 일당 5명이 15일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이 이들로부터 압수한 장물을 공개했다. 익산=연합
5월 11일 전북 익산귀금속센터에 침입해 사상 최대 규모인 2만7000점 67억 원어치의 귀금속과 보석을 턴 절도범은 일가족 4형제였다.

이들은 훔친 귀금속 가운데 일부를 금괴로 제작해 서울 종로 일대 귀금속점에 팔아넘기다 꼬리가 잡혀 사건 발생 2개월여 만인 15일 검거됐다.

범인들은 범행 이틀 전에도 귀금속센터에 침입해 귀금속을 털었던 사실이 경찰 조사 결과 새로 드러났다.

▽범인 검거=전북 익산경찰서는 15일 “광주에 사는 선모(51) 씨 4형제와 선 씨의 후배인 조모(31) 씨 등 5명을 익산귀금속센터 절도범으로 붙잡아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2시 반경 광주 황금동의 한 여관에 은신 중이던 선 씨 4형제와 공범 조 씨를 검거했으며 현장에서 다량의 귀금속을 압수했다. ▽범행=범인들이 범행을 모의한 시점은 5월 초순경. 이들은 5월 3일 익산귀금속센터 현장을 답사한 데 이어 7일 새벽에는 김제에서 화물차와 범행에 사용할 사다리 3개도 훔쳤다.

선 씨 형제와 조 씨는 범행 이틀 전인 5월 9일 0시쯤 경비업체 직원을 가장해 귀금속센터에 들어가 보안 열감지기 11개에 휴지를 넣는 수법으로 무력화시킨 뒤 같은 날 오후 9시 센터 내부에 침입해 1차로 귀금속을 훔쳤다. 이어 11일 0시경 센터 안으로 다시 잠입해 진열대에 보관 중이던 귀금속을 대규모로 털던 중 오전 3시 45분경 벨이 울리자 밖에 시동을 건 채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를 타고 도주했다.

▽범행 후 행적과 경찰 추적=범행 직후 광주로 도주했던 범인들은 같은 달 19일부터 훔친 귀금속 가운데 금을 녹여 금괴로 만든 뒤 서울 종로 일대 귀금속점에 팔았다.

경찰은 서울에서 대규모 금괴가 거래된다는 제보를 받고 선 씨 형제의 행방을 파악했으며 이들의 계좌에 2억2000만 원이 들어 있는 사실을 발견하고 용의자로 지목했다.

이들은 검거 직전까지 금괴 2억5000만 원어치를 팔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한편 범인 검거 소식을 듣고 익산경찰서로 달려온 피해 업주들은 범인들이 사파이어와 루비, 에메랄드 등 고가 제품은 전당포에 맡기거나 처분하고 진주와 자수정, 금반지, 시계 등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물건들만 압수된 것을 보고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또 보석에 붙어 있는 상호나 꼬리표가 대부분 사라져 주인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고 경찰은 밝혔다.

익산=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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