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00억대 반도체기술 中유출될뻔…하이닉스 前직원 7명 기소

하이닉스반도체 전 직원 7명이 이 회사에서 연구개발비 6245억 원을 투입해 개발한 최첨단 반도체 제조공정 관련 기술 등을 빼내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려다가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부장 이승섭·李承燮)는 15일 반도체 제조공정 기술을 유출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벤처기업 LMNT사 부사장 김모(46) 씨 등 이 회사 직원 5명을 구속 기소하고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2003년 5월 하이닉스반도체에서 퇴직한 김 씨는 이듬해 3월 조세 면제 국가인 케이맨 군도에 ‘페이퍼 컴퍼니’(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인 LMNT사를 설립한 뒤 하이닉스에 남아 있던 우모(36) 씨 등 6명에게 반도체 제조 공장 설계 자료와 제조공정기술 자료를 빼낼 것을 지시한 혐의다.

김 씨는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세운다는 목표로 하이닉스에서 연봉 5000만∼6000만 원을 받던 우 씨 등에게 ‘연봉 7000만∼1억 원+스톡옵션’을 전직 조건으로 내걸었다.

과장급이던 우 씨 등은 지난해 5월과 6월 반도체 핵심 기술 자료를 CD 15장에 담아 유출한 뒤 차례로 LMNT로 옮겼다.

이들이 빼낸 기술은 하이닉스가 2002년부터 2년에 걸쳐 연인원 200명을 동원해 6245억 원을 투입해 개발한 기술이다.

이승섭 부장은 “이들이 공장을 설립하기 전에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기 때문에 기술이 중국에 넘어간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음성인식 및 소음제거 소프트웨어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국내 벤처업체 IT 매직사의 전 임원 김모 씨 등 이 업체 전직 직원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회사의 처우에 불만을 품고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6월 퇴사하면서 소음 제거와 관련된 소프트웨어 소스코드, 회로도 등을 빼낸 혐의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