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영국 런던 중심가에서 발생한 연쇄 폭탄테러로 전 세계가 공포와 분노를 느끼고 있다. 테러집단은 더 큰 ‘악’으로부터 자신들의 종교와 신념, 민족을 지키기 위해 테러를 감행한다고 주장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긴급회의를 열고 테러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안보리 순회 의장국인 그리스의 바실라키스 유엔주재 대사는 “테러리즘 재앙에 공동 대처하겠다는 국제사회의 결의가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명분이 중요하더라도 폭력이 정당화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800자 내외로 논술하시오.
■학생들/유미정 경남 창원중앙여고 3학년
미국의 9·11 테러에 이어 7월 7일 영국에서 발생한 ①테러 사건으로 전 세계인들이 테러의 공포에 떨고 있다. ②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이러한 테러 행위는 우리에게 폭력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을 다시금 보여 주고 있다.
폭력이 정당화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③인간은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목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독립선언서나 프랑스의 권리 장전에는 ④인간의 권리는 하늘이 부여한 절대적인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테러리스트들은 자신들의 종교와 민족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자신들의 ⑤행동을 정당화 시키고 있다. ⑥이는 결국 인간을 목적이 아닌 하나의 수단으로 취급한 것이므로 인류 보편적 가치에 어긋난 무자비한 살육행위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⑦두 번째로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는 씨앗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⑧예를 들어 3년 전 발생한 9·11 테러 사건은 이라크전쟁의 시발점이 되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악의 축’을 내세우며 감행한 대테러전의 결과는 무고한 이라크인들의 죽음뿐이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런던 테러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한 흑인 여성의 발언이다. 그녀는 영국 정부에 가해자에 대한 응징을 그만두라고 요구했다. 비록 자신의 아들은 죽었지만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게 되므로 더 이상의 희생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⑨피해를 줄 수 있는 권리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일체의 폭력을 거부하고 서로 이해하고 용서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첨삭지도
① 주어를 ‘세계인’ 대신에 ‘테러’로 잡은 것이 전체 논제에 어울린다. 복수접미사 ‘-들’은 군더더기이므로 빼는 게 더 낫다. ‘(연쇄 폭탄)테러는 전 세계인을 테러의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로 고치면 훨씬 자연스럽다.
② ‘지시어’의 사용과 ‘하다’의 관형사형이 잘못되었다. ‘이와 같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테러 행위는 우리에게 폭력이 정당화될 수 없음을 잘 보여 주고 있다’가 바람직하다.
③ 칸트의 표현을 활용한 것은 좋으나 문맥상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모호하다. ‘인간의 기본적 권리인 존엄성을 훼손하기 때문이다’ 정도가 어떨까.
④ 문장의 호응관계가 어색하다. ‘인간의 권리를∼절대적인 것으로 명시되어 있다’로 고쳐보자.
⑤ 필요성분 생략으로 표현이 모호해 ‘폭력적 행위’나 ‘테러’로 고쳐야 한다.
⑥ 표현은 간결하게 하고 피동형의 표현도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것은 인간을 하나의 수단으로 취급한 것으로∼행위로 밖에 여길 수 없다’ 정도가 좋다.
⑦ 표현의 일관성이 필요하다. ‘폭력이 정당화될 수 없는 둘째 이유는 폭력이 또 다른 폭력을 낳는 씨앗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로 하면 더 매끄럽다.
⑧ ‘알 카에다 조직은 미국을, 미국은 무고한 이라크 국민을, 또다시 알 카에다는 이라크 참전국에 또 다른 테러를…’과 같은 폭력의 순환성에 대한 연쇄적 고리가 부족하다.
⑨ 지금까지의 논조와는 맞지 않는 표현이다.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와 폭력을 정당화할 수 있는 권리’로 고치자.
■총평
제시문의 논제 파악, 배경 지식의 활용 능력, 문단의 구성 방식 등 글의 내용 구성 능력은 매우 우수한 글이다.
칸트의 정언명령이나 미국의 독립선언서, 프랑스의 권리장전의 내용을 활용한 것은 눈에 띄는 부분이다. 특히, 영국의 한 흑인 여성의 예시를 자신의 뒷받침 근거로 사용한 것은 매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어휘 사용이나 문장력, 문법 등에서는 약점을 보이고 있다. 글을 많이 써 보지 않았거나 글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받아 보지 못해서 그런 경우가 많다.
첫 번째 약점은 꾸준한 글쓰기를 통해 보완해야 한다. 그러나 무작정 많이 쓴다고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남의 평가를 받아 보는 것이 필요한데 학교 선생님이 가장 이상적이다. 부모님이나 친구들과 글을 바꿔 보며 토론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편 이 글은 매우 쉽고 정확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지만 한두 문장을 제외하고는 참신성이 부족하다. 논술에서는 창의적 사고가 매우 중요하다. 창의적 사고는 종합적 사고를 할 때 가능하다. 창의적 사고가 이뤄졌다면 상투적인 결론 부분을 좀 더 멋지게 마무리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석록 대치메가스터디 학원 원장
■생각 넓히기
①양극(兩極)→다극(多極)→미국 패권주의체제(Pax Americana)의 국제정치 질서 변화와 문명 종교 민족 인종 등 새로운 갈등의 축을 이해한다.(정치, 윤리)
②사회진화론,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 문명충돌론에 관한 서적을 읽고, 제국주의와 신자유주의의 문제점을 논의해 본다.(세계사, 사회문화)
③자문화 중심주의, 문화 사대주의, 문화 상대주의의 개념을 이해하고 세계화 시대의 문화적개방성과 관용의 중요성을 인식한다.( 일반사회, 사회문화)
④유엔의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 결의안’과 미 국무부의 ‘테러지원국’ 지정의 배경을 이해하고 미국의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공격의 정당성에 대해 토론해 본다.(정치, 윤리)
⑤1983년 아웅산국립묘지 폭파 사건, 1987년 대한항공기 폭파 사건,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과 북한의 불량국가 지정 및 북핵 문제와의 연관성을 이해한다.(정치, 윤리)
⑥미국의 반(反)테러법인 ‘애국법(USA Patriot Act)’과 현재 우리 국회에서 논의 중인 ‘테러방지법’의 테러 방지와 인권 침해에 대한 영향을 비교 분석해 본다.(법과사회, 정치)
최강 최강학원 원장
■고교생 다음(7월26일) 주제
로봇과 인공지능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50∼100년 뒤에는 인간의 사고방식을 갖춰 우리가 영화에서 보듯 스스로 생각하고 감정을 갖는 로봇도 나올 수 있다고 말한다. 일부에서는 로봇의 반란을 점치기도 한다. 과연 인간 수준의 사고방식을 갖춘 로봇은 인간과 동등한 대접을 받아야 하는가, 아니면 오직 인간에게 봉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계인가. 자신의 생각을 800자 내외로 논술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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