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문은 “97년 9월9일치 녹취록 가운데 홍석현 당시 중앙일보 사장에게 삼성의 기아자동차 인수 지원 의사를 밝히며 ‘당 정책위에 검토시키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돼 있는 사람은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아니라 김대중 당시 국민회의 후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신문은 “홍석현 사장이 김대중 후보와 면담한 내용을 이학수 삼성그룹 비서실장에게 설명하는 대목의 녹취록 요약본 가운데, 홍 사장이 ‘김대중’이라는 이름을 언급하기 시작한 대목이 누락됐다”며 “이 녹음테이프와 요약본을 처음 입수한 ‘문화방송’ 쪽도 김대중 후보와 연관된 대목이 빠진 요약본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애초 제보자가 외부에 유출할 때부터 이 대목이 누락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아자동차 문제에 대해) 삼성이 갖고 있는 복안을 당당하게 밝혀 공론화하면 당 정책위에 검토시켜 가능한 한 도와줄 것”, “시중에서는 삼성이 큰돈을 준다고 하는데 왜 돈이 없느냐”, “김선홍(당시 기아자동차 회장)이는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 … 삼성에 대해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지난번 한국방송·동아일보 공동 토론회 때도 삼성을 비난하지 않았다”는 등의 발언이 이 후보의 것이 아니라 김 후보의 것으로 녹음테이프에 담겨 있었다는 것.
이 후보의 경우 기아자동차 문제에 대해 홍 사장에게 밝힌 대목은 테이프에 “(이 후보가)기아에 대해 답을 줬다. … 자기가 힘 보태겠다고”라는 홍 사장의 말 속에 짧게 인용돼 있는 것으로 등장한다.
신문은 “녹음테이프를 언론에 넘긴 재미동포 박모 씨 등이 99년 금전 거래 등을 시도했을 때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관련된 대목이 드러나는 것에 부담을 느껴 일부러 빠뜨렸거나, 안기부에서 외부로 유출되는 단계부터 빠졌을 가능성이 점쳐진다”고 전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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