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오유정(22) 씨는 지난해 초 자신의 미니홈피(www.cyworld.com/am7)에 ‘오유정의 무식영어’ 코너를 개설했다.
미국에서 초중고교를 나온 경험을 살려 TV 광고에 나오는 표현을 영어로 바꿔 누리꾼들에게 가르친다. 그의 생생한 현장영어는 방문자에게 큰 인기를 끌어 여러 차례 출판 제의를 받았다.
광고대행사에 다니는 김형곤(26) 씨는 직업과 전혀 상관없는 요리 분야를 미니홈피에 올리면서 ‘총각 요리사’로 유명해졌다.
그는 미니홈피(www.cyworld.com/adbada)에 본인이 직접 만든 ‘닭매운탕’이나 베트남 쌀국수를 찍은 사진을 올리고 친근한 어투로 조리법을 소개한다. 방문자들은 그가 제안한 요리를 따라하고 새로운 방법을 제안한다.
요리 여행 사진 영화 운동 등 취미나 실생활 분야는 물론 철도 항공 군사 등 전문가 영역까지 인터넷 공간에서 자신의 전문 지식을 자랑하고 다른 누리꾼과 공유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포털 사이트, 홈페이지, 블로그를 무대로 이들이 내놓는 ‘생활밀착형’ 정보는 웬만한 책보다 풍성하고 신뢰도가 높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파고들면서 다른 사람과 관심 분야를 공유하며 전문가 뺨치는 실력을 기른다.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치과 전문의 A 씨는 자동차 정비에 관해 궁금한 내용이 있으면 다른 전문가의 블로그나 커뮤니티를 찾는다. 이곳에 질문을 올리면 전문가들은 그에게 성실하게 답변을 해 준다.
그 역시 자신의 블로그 방문자들이 질문을 올리면 정성껏 답변을 해 준다. 그는 “블로그 덕분에 특별한 돈이나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나 배우고 가르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블로그와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는 포털 사이트도 이에 맞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야후코리아와 네오위즈는 음악 마니아를 겨냥해 각각 뮤직홈피와 뮤로그란 전문 블로그 서비스를 내놓았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개인의 전문지식을 온라인 잡지 형식으로 제공하는 ‘페이퍼’란 서비스를 운영하는 중이다.
SK커뮤니케이션의 관계자는 “사진이나 신변잡기를 올리는 수준을 넘어 자신의 관심분야에서 전문성을 쌓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며 “평범한 아마추어가 온라인 공간을 통해 전문가로 인정받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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