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클리닉]초등학생 논술/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 입력 2005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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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논술 주제

영화배우, 요리사, 물리학자, 경비원…. 세상에는 여러 가지 일을 하는 다양한 직업이 있습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하철이나 거리에서 구걸하는 일도 직업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맞다고 생각하면 왜 그런지, 그렇지 않다면 왜 그렇지 않은지 여러분의 생각과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300자 내외로 적어 보세요.

○권 세 호 서울 풍납초등학교 5학년

직업의 사전적 정의는 ‘생활을 꾸려 나가기 위해 매일 해야 하는 일’이라 한다. 그러므로 구걸도 일종의 직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걸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구걸도 ‘자신의 생계를 꾸려나가기 위해 하는 일’, 즉 직업인 것이다. 만약 구걸이 직업이 아니라면, 음식 배달 같은 직업들은 단지 ‘오토바이 운전’에 지나지 않을 것이고, 프로게이머도 단지 ‘취미 생활’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직업이 지적, 육체적 노동을 하고 대가를 받는다는 면에서는 맞지 않지만 이처럼 자신이나 가족의 생계를 꾸리기 위하여 하는 일이라면, 직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 동 현 경기 안산 송호초등학교 6학년

이 세상에는 많은 직업이 있다. 그러나 과연 ‘구걸’을 직업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는 절대로 그럴 수 없다고 본다. 그런 직업이 있다하면, 일하기 싫은 사람들이 모두 거리로 나설 것이다. 직업이라고 하는 것은 첫째, 자신과 사회를 위한 것이다. 구걸은 사회를 위한 것이 아니고 또한, 구걸하며 지낸다면 자신의 미래도 없어지는 것이다. 둘째, 직업은 노력하고 힘써 일하는 것이다. 아르바이트, 식당일, 막노동, 파출부 등은 몸은 힘들지만 가치 있는 일이다. 구걸은 자신이나 사회를 위한 것도 아니고, 노력하고 힘써 일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구걸은 직업이 될 수 없다.

■총평: 결론에선 새 내용보다 주장 재확인이 필요합니다

권세호 학생은 직업에 대한 정의를 먼저 제시해 구걸도 직업이라는 주장으로 나아가는 교두보를 확보했다. 다른 직업에 빗대어 논의를 확장시키고 전체 내용을 요약한 전개 방식도 훌륭하다. 하지만 결론에서 직업의 조건을 새로 추가함으로써 지금까지의 주장과 근거를 스스로 무너뜨렸다. 추가된 조건을 적용하면 구걸은 직업일 수 없고, 구걸을 음식 배달과 프로게임에 비유한 것 또한 오류가 되어버린다. 결론에서는 서론과 본론의 내용을 재확인해야지 새로운 내용을 추가해서는 안 된다. 고려해야 할 조건이 있다면 미리 고려해 관점의 협소함으로 인한 오류나 내용에서의 빈약함도 예방해야 한다.

김동현 학생은 서론에서는 논제와 주장을 분명히 제시하는 데 그쳤다. 직업의 조건과 구걸의 조건 충족성을 본론에서 병렬적으로 나열한 후, 언급한 내용을 요약했다.

글 구성은 좋다. 아쉬운 점은 직업의 두 번째 조건을 ‘노력하고 힘써 일하는 것’이라고 제시한 후 이 조건에 맞는 직업의 사례를 제시할 때, ‘가치 있는 일’이라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직업의 조건이 ‘노력하고 힘써 일하는 것’인지 ‘가치 있는 일’인 것인지 불명확하게 된 것이다. 주장 글에서는 관련 있는 문장 간의 초점을 유지하고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심유미 대성독서논술연구소 연구실장

■초등학생 다음(8월 30일)주제

영화배우, 요리사, 물리학자, 경비원…. 세상에는 여러 가지 일을 하는 다양한 직업이 있습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하철이나 거리에서 구걸하는 일도 직업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맞다고 생각하면 왜 그런지, 그렇지 않다면 왜 그렇지 않은지 여러분의 생각과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300자 내외로 적어 보세요.

○고교생은 19일까지, 초등학생은 26일까지 학교, 학년, 주소, 연락처와 함께 글을 보내 주세요. 다음 주는 중학생 논술이 실립니다. 50명을 선정해 문화상품권을 드립니다.

○글 보낼 곳: http://edu.donga.com/non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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