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인디밴드가 TV 생방송 도중 성기를 노출해 물의를 빚었다. 이 사건은 사전 모의한 것으로 밝혀져 당사자들은 구속됐다. 서울 홍익대 앞 등에서 이 같은 인디밴드 공연 문화가 일반화됐다는 소문이 돌면서 서울시에서 이런 클럽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만들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예술적 표현의 자유와 사회질서의 관계에 대해 800자 내외로 논술하시오.
■학생글-김규연 경기 낙성고 3학년
표현의 자유는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자유권적 기본권의 하나이다. 따라서 제한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1그러나 헌법에는 또한 국가 안전 보장이나 질서 유지,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엔 이러한 기본권도 법률에 따라 제한 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인디밴드의 성기 노출 사건은 사회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로 ○2제한 받아 마땅한 사건이었다. ○3이에 대해 음악평론가는 일반인이 아닌 예술가의 자격으로 이러한 공연은 허용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4사회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부정을 비판하는 목적으로 이미 외국에선 이런 노출 공연 문화가 큰 거부반응 없이 받아들여진 것도 이에 대한 근거가 된다. 그러나 이는 공중파 생방송이 아닌 그들만의 공연장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그들이 정말 전례와 같이 무엇인가 특별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이러한 행위를 했다면 그것은 예술의 이름으로 보호받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5그러나 경찰에 연행된 후 얼굴을 가리고 잘못을 시인했다는 점에서 그들의 행동이 별다른 목적을 갖지 못한 하나의 난동에 불과했음을 볼 수 있다.
○6예술적 표현의 자유와 사회질서는 사실상 두 마리 토끼의 문제이다.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다 보면 사회 윤리적 측면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반대로 사회질서만을 강조하다 보면 표현의 자유가 침해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7그러나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사회적 통념이나 일반인의 건강한 상식에 지나치게 반하는 행위를 무조건적으로 허용한다면 그것은 표현의 자유만큼이나 중요한 사회 윤리적 측면을 간과하는, 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첨삭지도
○1‘또한, 이러한’은 불필요한 표현. ‘제한 할 수 있다∼’에서 제한은 접미사 하다를 붙여서 사용하는 ‘하다’형 동사이다. ‘제한할 수 있다∼’로 붙여 쓰자.
○2‘제한 받아’는 복합어로 취급하는 단어이므로 ‘제한받아’로 붙여 쓰자
○3‘일반인이 아닌 예술가의 자격으로’의 어구가 모호하게 표현되었다. 다음 문장과의 연결을 위해 ‘이에 대해 음악평론가는 외국 인디밴드 공연의 사례를 통하여 이러한 공연이 허용될 수도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로 고치자. ‘입장을 보였다’에서 입장은 일본식 표현이므로 ‘태도’ 등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4앞 문장과의 내용 연결과 문장의 호응에 문제가 있다. ‘외국의 경우 사회 불만에 대한 표출 수단이나 사회의 부정을 비판하는 목적으로 공연하는 인디밴드의 노출 공연 문화에 관객들은 큰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로 고치자.
○5‘얼굴을 가리고 잘못을 시인했다는 점’을 잘못된 행위의 근거로 지적한 부분은 좋은 표현이다. ‘볼 수 있다’는 ‘알 수 있다’로 고쳐야 한다.
○6논제에 대한 핵심적 견해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이후 문장의 설명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해석에 따라서는 예술적 표현의 자유와 사회질서는 모두 잡을 수 없다. 즉, 동시에 해결할 수 없다고 해석한다면 논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무책임한 견해가 된다.
○7‘그러나’의 접속사는 어떤 문단과 역접 관계를 나타내는지 알 수가 없다. 또한, 결론 문단의 마지막 문장임에도 전체 글의 결론 같지 않고 음악평론가의 태도에 대한 반박 내용 같아 마무리에 아쉬움이 남는다. ‘무조건적으로’는 ‘무조건’으로, ‘보다 더’는 ‘더욱더’로 하는 것이 옳다.
■총평: 서론-본론의 힘, 결론까지 이어져야
많은 학생이 ‘예술적 표현의 자유와 사회의 건전한 생활양식에 대한 책임 간의 균형’이란 논제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따라서 단순히 인디밴드의 사건만을 문제 삼거나 표현의 자유의 논리를 자유의 논리로만 무리하게 확장해 사회의 건전한 생활양식에 대한 언급을 놓쳤다. 또 글 첫머리에 논제를 그대로 반복해 제시하는 실수를 범한 학생이 이번에도 많았다.
이 답안은 이런 문제점에서 벗어나 논제에 대한 정확한 분석으로 ‘예술적 표현의 자유’와 ‘사회의 건전한 생활양식’에 대한 태도를 명확하게 제시했다.
첨삭지도에서 언급했듯이 서론, 본론의 힘이 마지막 결론 문장까지 이어지지 못한 것이 아쉽다. 하지만 글 전체를 이끌어 가는 능력이나 문장을 구사하는 문장력은 매우 우수한 학생이다.
작년부터 올해 1학기 수시모집까지 치러진 대학별 고사의 논술을 살펴보면 제시문이 여러 개 주어지고 짧게 요약하거나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는 유형의 논술이 주류를 이룬다. 여기에서 학생들은 제시문에 집착하다 보니 논제의 핵심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논제를 충분히 파악해야 제시문 해석에도 방향이 잡힌다.
목표가 없는 길 찾기는 방향을 잃고 헤매게 만들 것이 틀림없다. 논제의 핵심을 정확히 파악해 논술에 방향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주의하자.
이석록 대치 메가스터디 학원원장
■생각 넓히기
○1문화는 생태계에 대한 적응 메커니즘이며, 생태계가 종(種) 다양성에 의해 생명력을 유지하듯이 문화도 다양성에 의해 생명력이 유지되고 질적 발전을 이룰 수 있음을 이해한다.(일반사회, 사회문화)
○2인디문화는 인디펜던트(independent·독립) 문화의 약칭. 자본의 상업성으로부터 독립해 ‘순수성’을 유지하고 주류문화의 획일성으로부터 탈피해 ‘다양성’을 추구하며 권력의 검열로부터 벗어나 ‘저항’을 추구하는, 대중문화의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대안문화임을 인식한다.(사회문화, 경제, 정치)
○3헌법 제22조의 학문과 예술의 자유는 내면적으로는 거의 무제한 인정되는 자연권적 성격을 가지나 외면적으로는 헌법 제37조 2항의 ‘기본권의 사회질서에 의한 제한’ 규정과 헌법 제21조 4항의 ‘표현의 자유에 의한 사회윤리 침해 금지’ 규정에 의해 제한되는 실정권적인 권리임을 이해한다.(법과사회 ,정치)
○4현재 우리나라는 ‘영상물 등급위원회’가 영화 비디오 게임 등에 대해 연령별로 표현 범위를 제한하는 연령등급제를 실시하고 ‘방송위원회’가 방송내용을 심의하고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징계를 가하고 있다. 이런 심의가 국가에 의해 사전 검열 행위로 인정되면 위헌적 행위가 됨을 이해한다. (정치, 법과사회)
최강 최강학원장
■고교생 다음(8월 23일)주제
매년 여름이면 태풍 피해를 걱정한다.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태풍 구름에 화학물질을 뿌리거나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태풍을 없애려는 연구가 진행돼 왔다. 과학자들은 태풍을 없애면 매년 발생하는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다른 쪽에서는 지구 전체를 고려할 때 태풍의 순기능도 무시할 수 없으며 이를 인위적으로 막으면 더 큰 피해가 생길 수 있다고 반대한다. 첨단기술을 활용해 태풍을 없앨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800자 내외로 논술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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