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신천 녹조-악취 잡는다

  • 입력 2005년 8월 18일 08시 47분


‘신천의 녹조를 제거하라!’

대구의 젖줄인 신천에서 녹조를 없애기 위한 실험이 한창 진행돼 귀추가 주목된다.

대구시는 신천(전체 길이 13km)을 시민 휴식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오래 전부터 금호강 등에서 하루 10만t의 물을 퍼 올려 공급하고 있다. 소요되는 전기료만 연간 5억원.

이 때문에 신천의 수질이 많이 개선됐으나 여름철이면 기온이 올라가면서 상당수 구간에 녹조가 발생하고 있다. 녹조는 악취 발생과 수중 생태계 파괴의 주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관련 민원이 이어지자 대구시와 경동정보대 하천환경종합기술연구소는 지난달부터 대봉교 쪽 신천에 바지선을 띄워놓고 천연물질을 투입해 녹조를 제거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이 천연물질은 경동정보대 박기호(朴埼鎬·43·토목공학) 교수가 올해 초 개발한 제오라이트. 박 교수는 음이온 상태의 제오라이트를 양이온으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한 뒤 최근 대량 생산체제를 갖췄다.

이 방법을 적용한 결과 대봉교 부근의 신천에 발생했던 녹조는 현재 거의 사라진 상태. 연구팀은 다음달 4일까지 실험을 계속한 뒤 신천 전역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또 대구염색공단과 연결되는 달서구 진천천과 오염이 심한 달성군청 앞 호수에도 이 방법을 적용할 예정이다.

박 교수는 “건설교통부와 협의해 오염이 심한 안동의 임하댐과 강원 정선의 도암댐에도 제오라이트를 활용해 수질을 개선키로 했다”며 “대규모 수질정화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경제성이 높은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최근 신천 현장을 방문한 이재용(李在庸) 환경부장관도 “현재 전국 농어촌의 간이상수도 1만1000여 곳을 정화해 공급하는 데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데도 수질이 그다지 좋지 않은 편”이라며 “이 방법을 국가 차원에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휴식을 위해 신천 둔치에 나온 시민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시민 이준성(57·대구 수성구 지산동) 씨는 “대봉교 부근 신천은 시민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인데 녹조 때문에 불쾌한 적이 적지 않다”며 “1년 내내 신천에 맑은 물이 흐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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