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젖줄인 신천에서 녹조를 없애기 위한 실험이 한창 진행돼 귀추가 주목된다.
대구시는 신천(전체 길이 13km)을 시민 휴식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오래 전부터 금호강 등에서 하루 10만t의 물을 퍼 올려 공급하고 있다. 소요되는 전기료만 연간 5억원.
이 때문에 신천의 수질이 많이 개선됐으나 여름철이면 기온이 올라가면서 상당수 구간에 녹조가 발생하고 있다. 녹조는 악취 발생과 수중 생태계 파괴의 주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관련 민원이 이어지자 대구시와 경동정보대 하천환경종합기술연구소는 지난달부터 대봉교 쪽 신천에 바지선을 띄워놓고 천연물질을 투입해 녹조를 제거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이 천연물질은 경동정보대 박기호(朴埼鎬·43·토목공학) 교수가 올해 초 개발한 제오라이트. 박 교수는 음이온 상태의 제오라이트를 양이온으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한 뒤 최근 대량 생산체제를 갖췄다.
이 방법을 적용한 결과 대봉교 부근의 신천에 발생했던 녹조는 현재 거의 사라진 상태. 연구팀은 다음달 4일까지 실험을 계속한 뒤 신천 전역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또 대구염색공단과 연결되는 달서구 진천천과 오염이 심한 달성군청 앞 호수에도 이 방법을 적용할 예정이다.
박 교수는 “건설교통부와 협의해 오염이 심한 안동의 임하댐과 강원 정선의 도암댐에도 제오라이트를 활용해 수질을 개선키로 했다”며 “대규모 수질정화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경제성이 높은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최근 신천 현장을 방문한 이재용(李在庸) 환경부장관도 “현재 전국 농어촌의 간이상수도 1만1000여 곳을 정화해 공급하는 데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데도 수질이 그다지 좋지 않은 편”이라며 “이 방법을 국가 차원에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휴식을 위해 신천 둔치에 나온 시민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시민 이준성(57·대구 수성구 지산동) 씨는 “대봉교 부근 신천은 시민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인데 녹조 때문에 불쾌한 적이 적지 않다”며 “1년 내내 신천에 맑은 물이 흐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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