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2006년 신인 선수 2차 지명이 열린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 작년 최하위 롯데를 시작으로 1위 팀 현대까지 차례대로 호명을 하기 시작했다. 최종 9라운드를 돌아 마지막으로 현대의 부름을 받은 선수는 66번째 선수 김동진(부경고).
주위가 웅성거렸다. 순간 한 사람이 고개를 숙인 채 재빨리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그는 서울대 출신 최초의 프로 선수를 꿈꾸는 박현우(23·외야수·체육교육과 4년·사진)였다.
올해 2차 드래프트 대상에는 박현우 말고도 서울대 출신 선수가 4명 더 있었다. 대한야구협회 등록 선수로 졸업반이기 때문에 이름을 올린 것.
그러나 박현우는 달랐다.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처음 야구를 시작했지만 그는 정말로 프로 선수가 되고 싶었다.
1976년 창단 후 1무 199패를 기록 중이던 서울대 야구부는 작년 9월 1일 대학추계리그에서 송원대를 상대로 감격적인 첫 승을 거둔 바 있다. 당시 주장이 바로 박현우였다. 그는 2003년 초 배명고 팀을 따라 태국 전지훈련을 갔을 정도로 줄곧 프로 선수의 꿈을 키워 왔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함에 따라 꿈은 일단 무산됐다. 그래도 그는 여전히 씩씩했다. 박현우는 “기대를 많이 했던 것은 아니지만 정말 아쉽다. 더 열심히 훈련해서 가을에 있을 각 팀의 테스트에 참가해 다시 한번 도전하겠다”고 의욕을 밝혔다.
한편 이날 2차 지명에서 최우선권을 가진 롯데는 광주일고 나승현을 낙점했고, 한화는 수준급 왼손 투수 류현진(동산고)을 1번으로 지명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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