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형 기관차 기기작동 연습을 하는 두 여성의 표정은 진지했다.
이들은 올해 실시한 대전도시철도공사 승무직 공채에서 1기(67명)로 합격한 김진희(24·사진 오른쪽), 오현주(23) 씨.
남성 위주의 기관사 직에 응시해 24대1의 경쟁을 뚫었다.
두 사람이 정식 기관사가 되려면 기능교육을 포함한 600시간 이상의 실무교육, 400시간 이상의 운전 실무수습, 6000km 이상의 운전교육 등 강도 높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교육은 내년 2월 끝난다.
이들의 대학 전공은 기관사와는 거리가 멀다. 김 씨는 한남대 전자정보통신를 졸업했고 오 씨는 충북대 독어독문학과 3학년 휴학 중이다.
공사는 1기 채용 때 ‘학력(분야)을 묻지 않고 열정과 능력만 본다’고 밝혔고 실제로 이런 기준으로 김 씨 등을 선발했다.
김 씨는 “여성의 섬세함을 이용해 안전한 운행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조만간 국내에서 몇 명 안 되는 기관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씨는 “처음 시뮬레인션 연습 때 눈앞으로 다가오는 시커먼 터널영상만 봐도 겁이 났다”며 “지금은 실제 시운전도 겁이 안 난다”고 말했다.
공사의 김광희 사장은 “두 사람은 내년 3월 개통되는 1호선 1단계인 동구 판암동∼서구 둔산동 정부대전청사 구간에 투입될 수 있을 것”이라며 “대전의 지하철 플랫폼에서 여성 기관사를 볼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