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목원대 또 두총장…최태호-임동원교수 총장대행 주장

목원대 교직원들은 요즘 공식 보고나 결재 라인을 놓고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총장이 두 명인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31일 오전 9시 경 목원대 본부 건물. 총장실과 이사장실에 임동원(48·신학부) 교수와 최태호(64·국문과) 교수가 각각 총장 직무대행 자격으로 출근했다.

두 총장’ 사태는 백문현 목원대 이사장이 29일 최 교수를 총장 직무대행으로 임명하는 동시에 임동원 교수의 총장 직무대행직을 철회하면서 발생했다.

임 교수는 “학교 직제규정에 총장 궐위시 직무대행은 부총장, 교무처장 등 순으로 돼있다”며 “이사장의 총장대행 임명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6월 30일 법원의 결정으로 당시 유근종 총장이 자격을 상실할 때 임 교수는 교무처장이었고 부총장은 공석이었다.

그러나 최 교수는 “학교 직제규정은 내규일 뿐이며 정작 총장대행을 임명하는 이사회를 구속하는 법인 정관에는 그런 규정이 없다”고 반박했다.

현재 학교행정 업무는 최 교수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최 교수는 총장 자가용과 총장 직인을 사용하고 있다.

대학 총무처가 30일 오전 긴급 과장급 회의를 열어 이사장의 결정을 존중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최초 결재 공문을 최 총장직무대행에게 가져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직원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임 교수는 “일부 교직원은 나에게 결재를 맡고 있다”고 말했다.

총무처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일부 교무위원은 최 교수를 총장 직무대행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임 교수 측과 법인 측은 각각 30일과 29일 각각 교육부를 찾아가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한 뒤 유권해석을 요구했다. 대학 교수협의회는 9월 1일 교수평의회를 열어 공식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이 대학의 ‘두 총장’ 사태는 두 달 전에도 벌여졌다. 7월 4일 법원의 결정에 불복한 유근종 총장이 임동원 총장직무대행과 동시에 출근했다.

대전지법은 “2002년 9월 총장 선임 당시 유 총장의 나이가 만 68세로 법인 정관에서 정한 교원 정년 65세를 초과했다”며 일부 이사들이 제출한 ‘총장 선임 무효 소송’을 받아들였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