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조선족 아내 또 때리면 한번에 1000만원”

결혼한 조선족 여성을 상습 폭행한 한국인 남편에게 ‘향후 폭행 시 매회 1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이색 판결이 나왔다.

대전지법 가사2단독 이동연(李東連) 판사는 1일 한국인 남편 A(50·대전 동구) 씨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이혼청구소송을 낸 B(45·조선족) 씨에 대한 이혼청구소송에서 “앞으로 남편 A 씨로부터 폭행을 당할 경우 1회에 1000만 원의 위약금을 지급 받는다”는 조정판결을 내렸다.

이 판사는 “B 씨가 결혼생활 1년 4개월 동안 남편의 폭력에 시달린 점은 인정되나 마땅히 갈 곳이 없고 본인 스스로 남편의 폭력을 증명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라며 “우선 B 씨를 남편의 폭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이같이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 판사는 또 “대한민국 국민과 혼인한 외국인의 경우 2년 이상 혼인관계를 유지해야 국적 취득이 가능하다는 국적법 때문에 이주 여성 상당수가 육체적 폭력과 폭언에도 불구하고 마지못해 결혼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관련법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6월 결혼한 B 씨는 결혼 초기부터 남편에게 상습적으로 구타를 당하고 최근에는 “본국으로 내쫓겠다”는 등의 협박에 시달리자 대전지역 시민단체의 도움으로 이혼청구소송을 냈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