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원로원은 은퇴한 목회자나 일반 노인을 위한 노인요양시설. 지금은 세상을 뜬 서울 영락교회 한경직 목사 등이 1951년 세운 안양원로원이 전신이다.
정 씨는 동요 작사가인 남편 박경종(90) 씨와 함께 1996년부터 이 시설에서 유료 회원으로 지내고 있다.
정 씨는 ‘어머니 어머니 우리 어머니…’로 시작하는 동요 ‘어머니’ 등을 작곡했고 박 씨는 ‘초록빛 바닷물에 두 손을 담그면…’으로 귀에 익숙한 동요 ‘초록바다’ 등을 작사했다.
원로원 관계자는 “박 씨도 자신이 세상을 떠날 때 4억원 가량의 재산을 기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정 씨는 평양에서 출생해 이화여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고 경기대 보육교육과 주임교수와 국내 1호 유치원인 서울 명륜유치원 원장을 지낸 유아교육 분야의 대모. 본래 무용을 전공했으나 어린이에게 율동을 가르치다 동요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해 동요 작사 작곡가로 더 유명해졌다.
공주원로원은 정 씨가 기탁금을 노인을 위해 써 달라고 했지만 이들 부부가 평생 어린이에게 꿈을 불어넣기 위해 살아온 점을 감안해 어린이 도서관이나 음악당을 세우기로 했다. 정 씨는 “세상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라고 내놨으니 어디에 써도 좋다”며 “어린이를 위해 쓴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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