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교육현장/속독법 익히는 부평구 신촌초교

  • 입력 2005년 9월 6일 07시 14분


5일 오전 인천 부평구 신촌초등학교(교장 진청전) 6학년 1반 교실. ‘3분 묵상’의 시간이 되자 담임교사가 글을 나눠 줬다.

학생들은 1000자 내외의 짧은 글을 읽으면서 문장 여기저기에 에 밑줄을 긋고 주제를 찾기 위해 문단을 나눴다.

제목은 ‘정정당당한 싸움’. 프랑스 테니스 선수 코세와 미국의 칠덴이 데이비스컵 경기에서 맞붙었을 때의 상황을 정리한 글이다. 코세는 경기 중 심판의 오심(誤審)으로 자신이 득점을 했지만 심판에게 설명해서 판정을 바꿨다. 정정당당하게 싸우길 원한 것. 이에 화답하듯 칠덴은 코세의 서브를 일부러 밖으로 쳐내 코세가 득점하도록 했다. 경기를 보던 관중은 박수를 보냈다.

한 학생은 ‘아낌없는 박수’란 제목을 달았다. 그리고 모든 게임에서 지더라도 정정당당하게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신촌 초등학교는 학생 개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살려 성공하는 학생으로 키우는 ‘5차 전면교육’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실시하고 있다.

지력, 심력, 체력, 자리관리능력, 인간관계 등 5가지 요소를 집중적으로 가르쳐 성숙하고 능력 있는 학생을 길러내자는 취지다.

지력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활용하는 능력을 말한다.

지속적인 안구 훈련을 통해 ‘속해 독서법’을 익히도록 한 뒤, 글의 분석 훈련을 통해 정보를 습득하고 불필요한 정보를 과감히 버리는 능력을 키워주고 있다.

속해독서법을 익힌 이 학교 6학년 학생은 평균 독서량이 월평균 2, 3권에서 10 여 권으로 늘었다.

심력은 인생에 대한 구체적인 설계를 그리도록 목표의식과 뚜렷한 자기가치관을 갖는 능력.

학생들은 아침 자습시간에 자신의 하루 일과(해야 할일 10가지)를 정하고 우선순위에 따라 실천한다.

방학기간에도 마찬가지. 생활통장을 만들어 요일 별로 해야 할일을 기록하고 부모의 확인을 받도록 했다. 담임교사는 학생이 한 일에 대해 내용별로 점수를 줘 경쟁심을 유도하고 있다.

학부모 김연매(36·여) 씨는 “5차 전면교육을 실시한 뒤 자신의 일은 꼭 한다는 책임의식이 딸에게 생겨났다”며 “자신의 미래를 그리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행동이 기특하다”고 말했다.

6학년을 대상으로 올해 처음 5차 전면교육을 실시한 신촌 초등학교는 교육적 효과가 크다는 판단이 들자 전교생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윤혜숙(43) 교사는 “감동적인 글을 정기적으로 읽게 한 뒤 느낀 점을 친구에게 소개하고 행동으로 옮기게 하면서 학생의 행동이 달라졌다”며 “친구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뿐만 아니라 자신의 장래를 설계하는 능력까지 생겼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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