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론광장/독서의 계절,‘인천’을 읽자

  • 입력 2005년 9월 10일 07시 05분


인천 분들을 만나면 인천의 정체성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듣게 된다.

인천이 지리적으로 서울에 가까워 독자성이나 고유의 색깔을 잃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인천에 걸출한 인물과 역사적 유물이 넘친다는 사실 또한 힘주어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찬찬히 들여다보면 인천은 자랑거리가 많은 도시다.

세계적인 공항과 국제적인 항만이 있다. 강화 고인돌 등 세계문화유산이 있고 근대 문물의 도입지로서 역사적 자산 또한 많다.

근대화의 길목에 자리했기에 그 어느 도시보다 ‘한국 최초’라고 이름 붙은 것이 많다. 역사 시간에 배운 한국 철도의 출발점이 인천임은 말할 것도 없고, 지금의 조폐공사에 해당하는 전환국도 원래 인천에 있었다.

우리가 즐겨 먹는 쫄면과 자장면의 원조도 인천이고 세 곳의 경제자유구역 설치 역시 국내 최초다.

다만 이것까지 일일이 알지 못하는 인천 사람이 많을 뿐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지난달 인천문화재단이 중심이 돼 개최한 우현 고유섭(高裕燮·1905∼1944)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기리는 행사는 인천 시민에게 잠재됐던 자긍심과 향토애에 밑불을 놓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국제학술 심포지엄과 전시회에 4000명 가까운 사람이 다녀갔다는 계량적 성과와 함께 도하 언론에서 인천 사람 고유섭이 근대적 의미에서 한국 최초의 빼어난 미술사학자였다는 사실을 다투어 소개한 것은 어깨 으쓱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내 고장에 대한 자부심은 그곳을 제대로 알게 될 때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인천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인천 관련 책들을 읽어보는 것이 가장 좋을 듯싶다.

독서의 계절, 이 가을에 인천의 향토사든 지명의 유래든 혹은 인천이 무대가 되는 이야기책이든 인천 관련 책들을 펼쳐 보자.

읽어서 알게 된 것과 느낀 바를 글로 옮겨 보자. 그리하여 ‘제 2회 인천 책 독후감 대회’가 열리는 10월에는 초등학생부터 일반인까지 인천이야기 경연을 벌여 보자.

인천 관련 책을 읽다보면 인천을 알게 될 것이고 인천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게 되면 인천이 보일 것이니 그 때 보이는 인천은 그전보다 훨씬 자랑스럽고 더 사랑스러울 것이다.

이승후 재능대학 아동문학과 교수 sunbee98@hanmail.net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