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교육현장/31개 특기적성교육 인천 박문초등학교

  • 입력 2005년 9월 13일 07시 07분


인천 연수구 동춘동 박문초등학교(교장·강경수 수녀)는 105년의 개교 역사만큼이나 특기적성 교육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전교생 571명이 매주 월, 화요일마다 한차례에 90분씩 바이올린, 플롯, 금관악기, 국악, 무용, 중창, 수채화, 바둑, 컴퓨터 등 31개로 세분화된 예체능 수업을 받는다.

학생들은 평상시 교실에서 갈고 닦은 솜씨를 인천종합문예회관과 같은 큰 무대에 올리고 있다.

이달 초 개교 105주년을 맞아 인천종합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 공연한 뮤지컬 ‘흥부 놀부’는 대작으로 꼽힐 만큼 호평을 받았다.

전교생의 절반에 가까운 200여 명이 출연해 뮤지컬 외 영어 연극, 무용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였다.

미국 중국 러시아 아르헨티나 등 세계 각지의 ‘제비나라’로 돌아간 제비들이 외국어로 왕에게 놀부의 ‘만행’을 보고하는 장면이 나왔고 중간엔 재즈 및 힙합 댄스, 풍물을 공연했다.

공연에 앞서 학년 별로 전체 합창을 부르게 하는 등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춘 ‘퓨전’ 뮤지컬이었다.

흥부 역할을 맡았던 임진수(11·6년) 군은 “3월부터 전문 스텝의 지도로 맹연습을 했기 때문에 좋은 작품을 공연한 것 같다”며 “많은 친구나 후배와 호흡을 맞추다 보니 서로 더 친해졌다”고 말했다.

특기적성 교육에서 음악 계통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오케스트라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80여 명으로 구성된 박문오케스트라단은 인천종합문예회관에서 연주를 할 만큼 수준급 실력.

이들은 입장권 한 장에 5000원 씩을 받고 공연 수익금을 모두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하고 있다.

2003년엔 홀로 사는 노인을 위해, 지난해엔 강원지역 태풍 피해 학생의 급식비를 지원하기 위해 연주했다. 올해엔 11월 23일 자선공연을 할 예정이다.

학부모 최효희(44·여) 씨는 “외부 강사를 초빙해 진행하는 특기적성 교육의 비용은 매달 3만∼4만 원 정도”라며 “학원에 보내지 않고도 학교에서 아이들의 취미를 꾸준히 살려줄 수 있어서 좋다”고 평가했다.

박희제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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