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도심하천에 ‘생명’이 돌아왔다

  • 입력 2005년 9월 29일 07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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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대전 중구 옥계동 대전천 상류.

폭 50m가량 되는 하천의 수풀더미에서 초등학생들이 족대를 든 친구 쪽으로 물고기를 몰았다.

잠시 후 물속에서 꺼낸 족대에는 피라미와 붕어가 펄떡이고 있었다. 하천 복판에 듬성듬성 생긴 사구(砂丘)에는 이름 모를 새들이 먹이를 찾느라 부리를 흔들고 있다. 이곳은 3, 4년 전만 해도 생명의 기운을 찾아보기 어려운 ‘썩은 하천’이었다.

▽살아나는 도심 하천=대구시내 남에서 북으로 흐르는 신천(新川·12.4km)은 죽어버린 도심 하천을 성공적으로 살린 사례.

가창댐이 들어선 뒤 유량이 줄고 생활하수로 오염되면서 건천으로 전락하자 대구시는 1986년부터 신천 살리기에 나섰다. 송수관로와 수위유지보 14곳을 설치해 평균 수심이 70cm를 유지하도록 했고 하류의 하수처리장에서 나오는 방류수(하루 평균 10만 t)를 상류로 끌어 올려 물이 흐르게 했다. 하루 평균 5만 t의 금호강물도 끌어 올렸다.

7월 현재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은 L당 1.9mg으로 2등급 수준. 신천의 BOD는 L당 △1994년 8.9 △1996년 6.7 △1998년 2.4 △2003년 2.8 △2005년 1.9mg으로 해마다 개선됐다.

덕분에 신천에서는 천연기념물인 수달과 매, 황조롱이를 비롯해 흰목물떼새, 고라니가 발견됐다.

아파트 단지와 공단으로 악취가 끊이지 않던 울산 태화강도 1996년부터 시작된 하천 살리기 운동의 성과가 나타나 지난달에는 수영대회가 열릴 정도로 맑아졌다.

경기도 내 4대 하천(안양천, 경안천, 황구지천, 신천)과 대전시내 3대 하천(대전천, 갑천, 유등천)도 마찬가지. 부산(동천), 경남 마산시(산호천), 충북 청주시(무심천), 충남 천안시(천안천)도 하천 복원을 위한 장기계획을 세워 추진하는 중이다.

▽토목공사식 복원 피해야=부산시는 2011년까지 223억 원의 예산을 들여 동천 복원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1단계로 광무교∼범4호교 구간에 녹지대 및 보도, 야간경관조명, 수변덱, 인공폭포를 설치하는 사업을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했다.

그러나 부산지역 시민단체는 동천 복원사업이 수질 개선에 대한 명확한 대책 없이 전시행정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환경정의 생명의 물 살리기 본부’ 김미선(34) 팀장은 “하천 살리기 운동이 몇몇 조경업자와 토목업자만 참여한 가운데 단체장의 치적사업으로 변질돼선 안 된다”며 “문화 생태계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이뤄진 뒤에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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