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청계천 너무 좋아요.”
청계천 복원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제3회 하이서울 청계천∼한강마라톤대회가 2일 열렸다.
남녀노소를 망라한 1만여 마라톤 동호인은 가족, 동료, 연인들과 함께 10km와 풀코스를 달리며 서울의 ‘생명천’으로 재탄생한 청계천을 온몸으로 느꼈다.
2일 오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청계천, 중랑천, 한강을 거쳐 여의도까지 10km 구간을 달리는 ‘Hi Seoul 청계천∼한강마라톤대회’가 열렸다. 영화 ‘말아톤’의 실제 인물인 배형진 씨와 어머니 박미경 씨가 출발에 앞서 파이팅을 함께 외치고 있다. 김미옥 기자 |
특히 청계천 복원 구간을 왕복하는 10km 참가자들은 기록보다는 돌아온 청계천의 모든 것을 천천히 즐기며 달렸고 완주한 뒤 “청계천이 너무 아름답다”고 입을 모았다.
서창옥(43·회사원) 씨는 아들 민수(9) 군과 함께 10km를 뛰었고 부인 한은주(36) 씨는 둘째 민재(5) 군과 청계천 변에서 부자의 질주를 응원했다. 서 씨는 “복원된 청계천이 너무 멋졌다. 아들과 함께 뛰니 더 즐거웠다”고 말했다.
최동신(46·서울 송파구 방이동), 손영순(39) 부부는 나란히 10km를 달리며 금실을 과시했다. 손을 잡고 레이스를 하며 사랑을 확인하는 젊은 남녀 커플도 많았다.
10km 남자부에서 우승(33분 25초)한 필동만(40·인천 계양구 작전동) 씨는 “청계천이 복원된 뒤 첫 마라톤대회에서 우승을 해 영광이다. 경치도 좋고 시민들이 응원을 해 줘서 절로 힘이 났다”고 말했다. 박한수(65·서울 마포구 상수동) 씨는 “청계천 공기가 너무 좋아졌다. 복개도로와 고가도로가 사라지니 너무 깨끗하고 좋다”고 말했다.
외국인 참가자도 눈에 많이 띄었다. 서울광장을 출발해 청계천, 중랑천, 잠수교를 거쳐 가양대교를 돌아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으로 골인하는 풀코스 남자부에서 2시간 46분 51초로 우승한 장 마르크 앙리에트(42) 씨는 프랑스인. 10km 여자부에서 1위(40분 16초)로 골인한 베키 패튼(31·경원대 영어강사) 씨는 미국인.
풀코스 여자부에서는 정지영(47) 씨가 3시간 21분 53초로 우승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이날 대회에는 영화 ‘말아톤’의 실제 주인공 배형진(23) 씨가 10km 부문에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배 씨는 56분 58초의 기록으로 완주. 배 씨는 어머니 박미경(46) 씨와 ‘사랑의 말아톤2’ 팀원들과 함께 뛰었다. 마라톤대회에 처음 출전한 어머니 박 씨는 ‘베테랑 마라토너’인 배 씨와 2.5km 지점까지 페이스를 맞춰 뛰다가 뒤처졌지만 마지막까지 완주했다. 박 씨는 “마라톤을 처음 뛰어 보니까 형진이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하는지 알았다”며 “격려해 주신 많은 분에게 감사하며 발달장애인들이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박진(49·서울 종로) 의원이 아들 찬(22·KAIST 산업공학과 3년), 딸 예린(19·연세대 국제학부 1년) 씨와 함께 10km를 완주했다. 3명이 모두 51분대에 골인. 몸무게 95kg의 거구였던 박 의원은 최근 3개월 동안 마라톤과 권투로 무려 18kg을 감량해 현재 76.5kg의 날렵한 몸매를 뽐내며 동료 의원들의 시샘을 받고 있다고. 박 의원은 “아들딸과 함께 매일 아침 남산을 6km씩 달리고 있다”며 “새로 열린 청계천을 따라 달리니 마치 계곡을 지나는 것처럼 상쾌하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 공식 개막행사에는 이명박 서울시장과 임동규 시의회 의장, 김재호 동아일보사 대표이사 전무, 양경자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 시장은 인사말에서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가 돼라”고 덕담을 건넸고, 참가자들은 “이명박 파이팅”을 외치며 화답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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