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사고 수습을 위해 고석만(高錫晩) 제작본부장을 반장으로 하는 사고수습반을 현지로 급파했다.
MBC는 이날 오후 9시 뉴스데스크를 통해 사고 내용을 상세히 보도한 뒤 “문화방송은 오늘 사고의 사상자와 그 가족들에게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MBC는 이어 “상주시와 긴밀히 협조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수습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3일간의 연휴 마지막 날 갑작스럽게 발생한 사고로 MBC 사내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MBC는 특히 ‘가요콘서트’ 홈페이지에 이번 사고 이전에도 관람객 통제 및 안전 조치가 미흡해 사고를 예견할 수 있었다는 비판 글이 올라오자 비난 여론이 확산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태진아 “위로금 1000만원 내겠다”▼
“어이없는 사고에 마음이 무겁다.”
3일 경북 상주시 시민운동장의 ‘MBC 가요콘서트’에 출연할 예정이던 가수들은 압사 사고 소식을 듣고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태진아 씨는 “리허설을 끝내고 저녁을 먹은 뒤 차에서 쉬고 있었는데 사고가 났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며 “일본 공연을 마치고 기분 좋게 이곳에 왔는데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태 씨는 희생자 위로금으로 1000만 원을 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장윤정 씨는 “처음에는 두세 사람이 다친 줄 알았는데 지역 방송을 듣고 큰 사고가 난 걸 알았다”며 “녹화가 취소되고 공연장도 아수라장이 돼 차 속에서 2시간 정도 머물다가 운동장을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연예인들은 평소에도 지방 공연을 가면 경찰이나 안전관리 요원이 턱없이 부족해 사고 발생 우려를 느꼈다고 했다.
설운도 씨는 “오늘도 관객이 1만 명 넘게 모였는데 줄을 세우거나 질서를 유지하려는 움직임이 거의 없어 사람들이 운동장 문 앞에 무작정 몰려 있었다”며 “하루빨리 지정좌석제를 실시하는 등 입장 질서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누리꾼(네티즌) 허현지 씨는 ‘가요콘서트’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지난번 전남 광양시 공연 때도 관리 요원이 없어 수만 명이 무질서하게 줄을 서고 서로 미는 바람에 사람들이 깔릴 뻔했다”며 “언젠가 이런 사고가 날 줄 알았다”고 비난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MBC 가요콘서트는…▼
MBC 가요콘서트는 ‘2005 상주 전국자전거축제’의 마지막 행사였다.
이 행사는 1인당 자전거 보급률이 전국 최고 수준인 경북 상주시가 ‘자전거 도시’ 이미지 홍보를 위해 1999년부터 개최해 올해가 7회째이다.
행사는 상주시가 주최하고, 시민 대표로 구성된 상주자전거축제추진위원회가 주관하며, 행정자치부, 문화관광부, 환경부 등이 후원했다. 한국산악자전거협회, 자전거사랑전국연합회, 자전거타기운동연합 등 전국 시민 자전거 단체도 참여했다.
‘MBC 가요콘서트’(연출 김엽)는 1998년 가을부터 시작된 성인 취향의 음악 프로그램으로 매주 금요일 오전 11시 MBC TV에 방영된다. 이 프로그램은 각 지방자치단체의 초청을 받아 전국 각지에서 라이브 공연을 펼친다. 상주시청이 초청한 이번 공연에는 태진아, 설운도, 현철, 김수희, 장윤정 등 트로트 가수와 휘성, SS501 등 20여 개 팀이 출연할 예정이었다.
상주시 관계자는 “시민들과 전국에서 온 자전거 애호가들의 열기 속에 성공적으로 행사를 이끌었는데 막판에 이런 일이 벌어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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