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경험을 쌓아 보석에 내재된 아름다움을 꿰뚫어볼 수 있는 심미안을 길러야 합니다.”
1일 오전 인천 서구 백석동 한진고등학교 3층 보석감정실.
이재영(30·여) 교사의 설명을 들으며 3학년 학생들이 현미경으로 다이아몬드 감별작업을 하고 있었다.
3월부터 보석 감별 수업을 받아온 학생들은 다이아몬드의 결정 형태를 살핀 뒤 모조품과 진품을 정확히 가려냈다.
3학년 이청원(18) 군은 “보석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장래 희망이어서 우리 학교를 선택했다”며 “세계 기능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고 말했다.
1986년 설립된 한진실업고가 전신인 이 학교는 한국에서 하나뿐인 금은 세공(귀금속 공예) 분야 특성화고교다.
실업계 고교의 경우 전자, 건축, 기계 등 다양한 기술을 가르치지만 이 학교는 전교생 360명에게 보석감정과 감별, 귀금속 세공, 보석 디자인 등 귀금속 관련 분야만 교육한다.
12명의 귀금속공예 전담교사가 실습실 6곳에서 개인별로 지급되는 첨단 기자재를 활용해 교육하기 때문에 대학교육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것.
이런 교육환경 때문에 국내외 경연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993년 전국기능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전국 규모의 귀금속 장신구 공모전에서 대상과 단체상을 휩쓸었다.
1999년에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세계기능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전교생은 졸업할 때 까지 귀금속 가공기능사, 금속공예기능사, 보석감정기능사 등 자격증을 2개 이상 취득하게 된다.
국내 귀금속 가공업체들이 이 학교 졸업생을 우선 채용하려고 하지만 졸업생이 부족한 실정.
특히 이 학교는 1999년부터 학부모와 시민을 위해 매주 한차례 4시간씩 은반지 만들기, 칠보 공예 등 무료 교양강좌를 운영해 호응을 얻고 있다.
노광훈(60) 교장은 “학생에게 단순한 기술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창의력 개발과 함께 장인정신을 불어넣는데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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